심해

캐서린 | 2010.04.22 14:46 | 조회 6442 | 공감 24

아무도 없는 바다 맨 밑바닥에서 모닥불을 켜놓고 놀았다
차갑고 깜깜해서 모닥불 가까이에 대고 두 손바닥을 고이 내밀었다
하지만 손을 아무리 마주비벼도 불의 온기는 거기에 닿기도 전에 사그라진다

이윽고 거대해파리와 이름모를 생명체들이 내 주위에 몰려든다
이게 뭐지?, 라는 표정(항상 그런 표정이겠지만)으로 고래 한마리가
모닥불 주위를 휘청거리며 맴돌고, 해파리는 우리 주변을
갓씌우듯 올라 앉았다

그런 꿈을 꾸고 있는데 자명종 소리가 울린다

나는 나갈채비를 한다
옷을 아무렇게나 꿰차입고 독서실로 향한다

독서실은 또다른 심해와 같은 고요함과 차가움이 느껴진다
책상 앞에 설치된 형광등을 켜자 모닥불과는 다른 색깔의 빛이 손에 와닿는다

정말이지, 행복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흐리멍텅한 색이다

옛날옛적 인간의 조상들은 왜 물에서 튀어나온것일까
계속 물 속에서 살았더라면 지금쯤 인어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공감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2,450개(11/1123페이지)
RHkorea : 자게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2250 내일... [1] 이재연 6508 2010.06.25 13:39
22249 rh fan from argentina [9] julia 7484 2010.06.24 14:51
22248 일본반 구하시는분들. [2] 한승태 7563 2010.06.22 23:13
22247 핸드 드립~!! [6] 이재연 7082 2010.06.22 08:26
22246 아 증말... [2] 7563 2010.06.18 20:07
22245 월드컵 [1] 나일등 7162 2010.06.18 00:16
22244  자, 여러분의 선택은? 사진 첨부파일 [8] 나나 7502 2010.06.14 18:36
22243 님들 나 어제 홍대 젤돼지 만나고와뜸 [6] Radiohead 7271 2010.06.12 17:48
22242 트위터 팔로우 부탁드려요 [4] 캐서린 7504 2010.06.05 00:34
22241 DMZ 평화콘서트 1차 라인업 [2] wud 8711 2010.06.03 10:12
22240 학교에 콘펠드가 왔었답니다. [2] Sartre 6914 2010.06.01 01:01
22239 '광고글'[부산] 6월 2일 투표하자! 그리고 떳떳하게 놀자! 사진 첨부파일 [1] pig pen 6601 2010.05.30 00:39
22238 난 기념사진을 찍었을 뿐인데, 글쎄 내 사진에..... 사진 첨부파일 [3] 나나 6734 2010.05.29 22:27
22237 우드스탁 확정 이네요. [1] 나일등 6790 2010.05.28 03:45
22236 선거 두번 치르다 전쟁날 기세 [6] 우호 6752 2010.05.26 21:24
22235 그린플러그드 후기 사진 첨부파일 [3] wud 6807 2010.05.24 07:02
22234 그린플러그드 사진 첨부파일 [5] wud 7693 2010.05.20 07:56
22233  올해 락페가세요? 사진 첨부파일 [16] 나나 6972 2010.05.18 10:27
22232 놀이터 캐서린 6918 2010.05.15 01:20
22231 잉여잉여잉여잉여 [2] 담요 6736 2010.05.13 20:17
일반 로그인
소셜 로그인
아이디/비번 기억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글
댓글 많은 글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