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잉여잉여잉여

담요 | 2010.05.13 20:17 | 조회 7037 | 공감 24
요즘 매일 같이 드는 생각.

'어쩌다 이렇게 됐지?'

그리고 예전의 생각.

'청년실업은 남의 일이지.'

청년실업은 춰업준비생들의 능력이나 일자리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심플하게 의지가 없어서라고 생각했다.
사실 의지가 없기는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난 포기가 빠른 사나이니까.
언제나처럼 그냥 적당히 만족하고, 적당히 타협하면-
'그건' 남들 얘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돌이켜보니, 어마어마하게 놀고 있구나, 나.
처음엔 공부 좀 더해서 더 좋은데 가야지, 했는데,
예나 지금이나 공부는 나와 맞지 않았고,
억지로 공부를 했더니 뭔가 어중간해져 있었다.
이건 어디가서 나 이거 이거 공부해서 이거 이거 할 줄 알아요! 라고 말하기도 거시기하고,
이건 공부는 해서 조금 알겠는데, 이건... 글쎄요. 해봐야 알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하기도 거시기했다.
그러니까 끝이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평소처럼 했어야 했다.
적당히 만족하고, 적당히 타협하기.

그런데.

문득 돌이켜보니, 공부는 핑계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왜냐면, 그로부터 지금까지 공부한게 전혀 없으니까.
말만 거창하면 뭐하나 한게 없는데.

얼마전에는 누나가 전화를 해서 아무 일 없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그래 아무 일 안하고 있어, 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그런게 아니라 안좋은 꿈을 꿔서 안부를 물어본거란다.
그 안좋은 꿈이란 내가 자살을 하는 꿈이라고 했다.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주워듣자니 좋은 꿈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내가 잘되려나 보다, 이제 잘풀리려나 보다, 생각했다.

잘 풀리긴 개뿔.
멀쩡한 사람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다니,
그 것도 불명예스러운 자살이라니,
말은 씨가 되고 꿈은 저주가 되는게 분명하다.
내가 지금 이렇게 저렇게 거시기한 꼴인건 분명 누나때문이다.
라고 생각해봤자 위안은 되지 않는다. 그렇고 말고.



조만간 취업을 하게 되면 다시 글을 남길 생각이다.
마치 대기업에 스카웃 된 엘리트마냥 최대한 뻥을 부풀리고,
7전 8기의 감동 스토리에다가 허세를 듬뿍 첨가하면 완벽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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