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다

pig pen | 2009.12.20 04:55 | 조회 5405 | 공감 23
  
  
*  
26살을 앞두니
19살에서 20살 될때보다 더 싫은거 같아요

30살 될때는 더 하겠지
40살 될때는 더 할꺼고
50살 될때는 더 심하고
60살 될때는 아이구

뭐 그때까지 살지도 모르겠지만
이 글을 쓰고 담배사러 가는 길에 죽을 수도 있고
뭐 100살 넘게 살지도 모르지만

이제 어딜가도 애 취급은 잘 안 받는 나이가 됐네요

내가 생각해도 난 참 많이 변했고
오히려 고등학교 다닐때가 더 어른스러웠지만

어려운 말 섞어쓰면서 말 하고 글 쓰는 법도 알았고
적당히 재수없어 보이지 않게 아는체 하는 법도 알았고
책도 되게 많이 읽었고 놀기도 잘 놀았었는데

이젠 머리쓰는건 질색이고
10대때 이후로 굳은 머리론 더 이상 아는체 할 꺼리도 없고
이젠 글이라곤 인터넷 기사랑 만화 외에는 읽어지지도 않고
뭐 그러네요

일단 09,10년은 인생에서 버리는 해라고 마음먹고
집을 나왔는데

밴드는 여전히 인기도 없고
게으름은 극에 달해서
밥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고
굶으며 밥솥을 쳐다본지 6시간째
담배나 피울려고 나가면(우리집은 금연)
집 앞 광안대교는 이미 불이 꺼져있고

몇년전부터 어딘가 너무 비 생산적인 내 생활이
좀 역겨워 질려고 하는데
너무 게을러서 고쳐지지가 않아요

너무나 여리고 착한 나는
항상 그런 내 자신을 관대하게 용서하곤 해요
*


*
요전이 엄마 생일이라 집에 갔다왔는데
내가 키우던 죽은 연꽃이 살아있어서 매우 놀랬어요

제대 하자 마자 샀던 풀이었는데
단 한번 꽃피우고(냄새가 정말 방안 가득!!)
죽어 버렸었거든요
물만 차있으면 안 죽는다 그랬는데
왜 죽었는지 모르겠어요

식물학살자격증이라도 있다면
도전해 볼텐데 싶은 생각이 들었었어요
요즘은 자격증 시대이니까요

제가 한동안 집을 비우니 보란듯이 살아있네요
아니 겨울이라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실치는 않은데
일단 상태는 호전되어있네요
버릴려고 했었는데

내가 무서워 죽은 척이라도 했던건가 싶기도 하고 참
*


*
점점 사내가 되어 가는지
예전만큼 울지는 않네요
영화를 보거나 뭐 그래도
제일 최근에 울어본건
원피스 극장판 뭐 쵸파가 의사 어쩌구 하는거
감동적이더군요
사내답지 못하게 눈물이 많았는데
점점 사내가 되어가는 듯 합니다만
매우 자랑스럽기도 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건
왠지 모르겠기도 합니다
*


*
제대 이후 들어온 음악들
pavement와 yo la tengo를 다시 듣다가
다시 예전처럼 인디팝 트위팝에 빠져서
sprites, rocketship, bearsuit, pia fraus기타 등등
그러다가 IDM에 빠져
autechre, aphex twin, aoki, i am robot...기타 등등
그러다 오랜만에 cornelius도 다시 듣다가
이번에 새로 시작한 두번째 밴드 때문에
트위팝을 다시 듣다보니
록음악이 너무너무 그리워서
생뚱맞게도 weezer랑 rancid를 이 새벽에 듣네요
뭐 페이브먼트랑 욜라텡고는 끊임 없이 들었지만
*


*
괜찮은 인디팝 추천 좀 해주세요
제가 좋아하는 건
sprites, little my, just joans, transmittens같은거
스프라이츠는 바르셀로나 시절이 더 좋긴하지만

하여간 이런 밴드들 정보나 음악 구해듣기가 쉽지가 않네요
정말 최근 세달간 다운받은 14gb의 mp3파일중에
원래 알던 밴드는 열개도 안되겠어요

소울식과의 싸움
온몸의 근육이 굳어가는 걸 느꼈네요
*


*
크리스마스이브 공연 후
전 멤버들이 약속이 있다해서
저 혼자 택시타고 집에 와야 할 듯
잊기전에 마트가서 술사놔야지
*


*
전 잘 지내고 있어요
다들 잘 지내세요
부산에 바다보러 왔다가
술 같이 마실 사람없으면
부르세요
광안리해수욕장은 제 마당이니까요
그럼 안녕히들 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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