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노래 들으세요?

나나 | 2009.08.02 19:18 | 조회 5701 | 공감 83
 
 
 
 저는 말이죠, 듣는 노래를 듣고 듣고 또 듣고 있어요.
  
 
 1. 요 며칠 계속 이 노래를 들었어요.
 
 Damien Rice - Prague
 
 
 
 왜냐면 다음주에 프라하를 가거든요, 그래서 준비삼아...-_- 그런데 이 노래만 듣다가는 제 여행이 슬퍼질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 노래들.
 
 Damien Rice - Insane
 
 
 
 Damien Rice - The Professor and La Fille Danse
 
 
 
 작년 겨울, 베를린에 갔었어요. 친구 남자친구의 친구 집에 묵었는데, 그 집엔 TV가 없는 대신 큰 스테레오가 있었고, CD가 굉장히 많았어요. 우리가 택한 건 데미언 라이스였는데, 요리하면서, 술을 마시면서, 누워서 큰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이 목소리를 하염없이 들었죠. 그 CD에 이 두 노래가 있었어요. 데미언 라이스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사람은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왔기에 이런 노래들을 부르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없이 아름답다가도 와르르 무너질만큼 처절한 노래를 만들어내는 재능이 넘치는 남자.
 
 2. 그리고 악틱 몽키즈 새 노래.
 
 Arctic Monkeys - Crying Lightning
 
 
 
 처음 들었을 때는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는데, 자꾸 듣다보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우리도 이제 3집까지 낸 밴드에요"라고 외치는 것도 같고. 악틱 몽키즈 좋아하기 시작한 건 사실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요, 작년 가을에 옥스포드에 있을 때 프란시스 힐리를 꼭 닮은 선생이 하나 있었어요. 음악도 좋아한다기에 좀 친해져볼까 하고 가장 좋아하는 밴드가 누구냐고 물었어요, 그러니까 악틱 몽키즈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듣기나 해보자! 하고 들었는데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리는 허스키한 이 아이(라고 하기엔 키가 너무 크군요....) 목소리는 정말 근사하더군요. 얜 나이도 어린데 가사를 어쩜 그리 잘 쓰는지, 그리고 매력적인 알렉스 터너의 발음도 저를 악틱 빠순이로 만드는데 한 몫 했죠. "아 럽 닷 리틀 게임...." 9월에 일본을 갈까 생각중이에요, 얘네 보러. 한국에 언제 오겠어요 ;-(
 
 Arctic Monkeys - Leave Before the Lights Come on
 
 
 
 이건 제가 비사이드 곡들 중에 제일 좋아하는 노래에요. 이런 가사에 공감하게 되어버린 내가 싫어요~ㅜㅜ
 
 The Last Shadow Puppets - Standing Next to Me
 
 
 
 알렉스가 했었던 프로젝트 밴드. 겨울이 갈 때까지 이 노래만 들었어요. 이 아이들은 (나같은)여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요, 컨셉을 너무 잘잡았죠. 정장에 탬버린이라니. 그나저나 마일즈 케인(기타치는 남자애), 폴 맥카트니 젊었을 때랑 정말 닮지 않았나요?
 
 3. 톰 본 이후로는 새삼스레 톰 목소리도 제법 많이 듣고 있고요.
  
 Thom Yorke - Last Flowers
 
 
 
 too bright, too powerful.
 
 4. 이 노래는 라디오를 듣다가 건진 노래에요. 가사 첫 줄이 좋아요.
 
 Noah and The Whale - Blue Skies
 
 
 
 젊은 친구인 것 같은데, 이런 목소리를 내네요. 다른 노래들도 썩 괜찮더군요. 글라스토에서 공연했었대요. 그래요, 지나고 나면 후회하며 땅을 칠 일들 뿐....
 
 5. 마지막으로 베이루트.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쉘부르 여행 갈 계획을 잡았었는데, 결국 못가고 한국에 돌아가게 되었네요.
 
 Beirut - Cherbourg
 
 
 
 작년 벨기에 록 워히터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라인업에 있는 모르는 밴드 노래들을 다 찾아서 들었어요. 처음 베이루트 노래를 들었을 때는 싱어는 분명히 수염을 멋지게 기른 배가 나온 아저씨일거라 생각했는데,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니 자크는 양쪽 손목에 트럼펫 문신을 예쁘게 새긴 영락없는 소년의 얼굴을 가진 남자애더군요. 그 괴리에 띵-하고 머리를 맞고 빠져들기 시작했답니다. 워히터에서 볼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공연 취소를 했어요. 정말 아쉬웠죠. 어쩌면 라디오헤드 보다 더 기대하고 있었던 사람들인데.
 
 Beirut - La Llorona
 
 
  
 5월 달에 공연이 있었어요. 표는 일찌감치 매진이 되었고 검트리에 티켓 판다고 올려놓은 사람들은 연락 할 때마다 표 팔렸다고 하고. 그래서 어떻게든 구해보겠다고 공연 당일 공연장 앞에 갔어요. 표를 구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더군요. 아직은 추웠던 5월의 저녁에 부들부들 떨며 몇 시간을 기다리다가 결국 암표상한테 속아서 40파운드만 뜯기고 공연은 못봤어요. 가뜩이나 돈도 없던 땐데 너무 서럽고, 또 멍청한 내가 너무 한심해서, 엉엉 울면서 집에 돌아온 기억이 있지만, 전 아직도 얘 목소리와 이 사람들이 너무 좋아요. 그래 네가 무슨 잘못이겠니ㅜㅠㅜㅠㅠ
 
 
 쓰다보니까 말이 많아졌네요. 제게도 요즘 듣는 노래를 소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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