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니 살게 되더군요.
작년 여름, 처음으로 외국 여행을 갔었어요.
그 땐, 그동안 우물 속에서만 살아온 탓인지 처음 다른 나라 와서 먹는 음식이 영 입에 맞지 않더군요.
여행 내내 햄버거 먹고, 빵 뜯고, 차이니스 테이크어웨이 레스토랑 가고 그랬었죠.
영국 와서, 처음으로 홈스테이 벗어나서 집을 구했는데
막막하더라고요. 한국에 살 때 한 번도 부엌에 들어가 본 적이 없으니.
전 라면 물도 못 맞춰서 끓일 때마다 봉투 보고 그 분량대로 컵에 물을 받아 냄비에 붓던 애였거든요.
유일하게 할 수 있던 '요리'는 계란 프라이.
그래서 혼자 살게 된 후 한 동안은 레디 밀 사다가 전자레인지에 땡- 돌려먹곤 했지요.
그러다가 겨울에 네덜란드에 살던 아는 언니네 집에 놀러가서,
양파 썰고 마늘 다지고 하는 걸 처음으로 배웠어요.
네덜란드에서 영국 돌아온 후부터 이 것 저 것 요리를 시작했죠.
처음엔 쌀을 몇 번을 태웠는지 몰라요. 까맣게 탄 냄비를 박박 닦고, 또 닦고.
벌써 여름. 이젠 요리든 뭐든 곧잘 하네요.
가끔 한국 요리 먹고 싶다는 외국 친구들한테 요리도 해주고요.
맛없는 것도 아무거나 먹을 수 있어요 :) 날생선만 아니라면.
-
글 속에서 내 자신을 지칭할 때 '여자애'라는 말을 자주 썼는데
이젠 더 이상 그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렸네요.
댓글 2개
| 엮인글 0개
22,450개(27/1123페이지)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21930 | 음반이 아닌 옷도 파네요. [2] | Nancyboy | 4698 | 2009.07.15 02:05 |
21929 | 아 뭐야 여기 [2] | Radiohead | 5191 | 2009.07.13 12:18 |
21928 | happy tonight~! [2] | Radiohead | 7412 | 2009.07.08 00:22 |
21927 | 라됴헤드 ETP 협상중인가요?? [7] | 2+2=5 | 6296 | 2009.07.02 08:14 |
21926 | 라디오헤드를// [1] | suitbertus | 5531 | 2009.07.02 02:24 |
21925 | 7월이네요 :) [3] | 서 | 5699 | 2009.07.01 23:49 |
21924 | 인사동 [3] | 아스카 | 5009 | 2009.07.01 09:49 |
21923 | 문자 헷갈림증.. [3] | 나일등 | 4938 | 2009.06.30 17:09 |
21922 | Global Gathering... [3] | aaa | 7700 | 2009.06.29 23:18 |
21921 | 오랫만에 [6] | 차차 | 5209 | 2009.06.28 04:04 |
21920 | RHKOREA.. [4] | Radiohead | 5403 | 2009.06.26 02:32 |
21919 | 26일에 모여요 [11] | 철천야차 | 5160 | 2009.06.23 13:20 |
21918 | 출근했는데 [1] | 아스카 | 5153 | 2009.06.23 11:14 |
21917 | 맞 [4] | kashina | 5171 | 2009.06.21 22:16 |
21916 | 이거 봤어요? [1] | 나나 | 5092 | 2009.06.21 18:58 |
21915 | 녀찬이 근황.. [7] | Radiohead | 5242 | 2009.06.20 02:13 |
21914 | 지산 날짜별 아티스트가 드디어 떴군용 [4] | 파블로허니 | 4870 | 2009.06.19 14:43 |
21913 | 한국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건... [8] | 유감 | 4992 | 2009.06.18 18:27 |
21912 | [급] 이것 좀 풀어주세요~ [9] | 나일등 | 4867 | 2009.06.18 15:37 |
>> | 닥치니 살게 되더군요. [2] | 나나 | 5064 | 2009.06.16 19: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