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도 않은 토요일 밤.

나나 | 2009.05.24 07:02 | 조회 4806 | 공감 51
 
 
어제 옥스포드에 갔다가 지금 막 돌아왔어요.
글라스톤베리 티켓의 배송 주소를 런던으로 미처 바꾸지 못해서 거기까지 티켓을 받으러 갔는데,
분명히 도착했다 해놓고 글쎄, 없다네요. 뭐 어떡하겠어요.
친했던 사람들이랑 오랜만에 만나서 술이나 왕창 마시다가 아는 언니네 집에 가서 잤죠, 아침에 이사한다길래 이사도 도와줄겸.
그러다 아침 7시 반 쯤이었을거에요, 꿈까지 꾸며 잘 자고 있는데 언니 전화 통화가 들렸어요. '노무현이 자살했다'는. 그래서 깜짝 놀라서,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면서 언니한테 물었어요. '언니, 한국 전 대통령 말하는 거 맞아요?' 맞다네요, 큰 바위에서 뛰어내렸다네요. 마음이 이상했어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하지만 이내 해가 떴고, 여자 둘이서 버스를 3번 왕복하면서 짐을 모조리 옮겼고, 밥을 먹고, 햇빛 내리 쬐는 공원에 앉아서 맥주 한 잔 씩 마시고, 런던으로 돌아왔어요. 방에 돌아오자마자 옷을 침대에 던지다시피 벗는데, 갑자기 울음이 터졌어요. 그리고 그 때 부터 지금까지 그치질 않고요. 난 지금 정말 피곤해서 딱 쓰러지기 전인데, 잠이 오질 않네요. sigur ros의 vaka를 진혼곡인 양 계속 들으며, 며칠 전 친구랑 같이 마시다 남긴 위스키 반 병을 혼자 비우고 있어요. 이걸 다 마시면 잠들 수 있을까요.
 
명복을 빕니다.
 
 
공감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2,450개(29/1123페이지)
RHkorea : 자게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 아무렇지도 않은 토요일 밤. [3] 나나 4807 2009.05.24 07:02
21889 그저 웃지요. [9] 담요 5312 2009.05.23 11:39
21888 ... [8] kashina 5137 2009.05.22 23:29
21887 즐거운 주말 되세요^^ [1] 나일등 5209 2009.05.22 17:50
21886 난그냥컴맹 [8] Gogh 5169 2009.05.20 01:11
21885 라디오헤드, 신보 작업 중 [6] 아침 5478 2009.05.19 09:58
21884 즐거웁다. [2] 담요 4776 2009.05.18 13:08
21883 ok.com과 Wish You Were Here의 커버 사진 첨부파일 [4] tsuyoru 4640 2009.05.18 11:50
21882 옛날엔 [10] 네눈을줘 4898 2009.05.18 03:31
21881 (수정)지산락페와 펜타포트 나눠진 걸 보고 ㄱ- 사진 첨부파일 [8] 파블로허니 5052 2009.05.09 17:11
21880 써머쏘닉 2009 라인업 발표~ [6] 라됴듣자! 5130 2009.05.03 02:55
21879 좋아한다고 말했어요 [3] pig pen 4933 2009.05.02 23:00
21878  편두통과 하루에 피는 담배 갯수의 상관관계 [2] 나나 4842 2009.04.30 22:01
21877 파라과이 소녀 [6] Radiohead 4536 2009.04.28 22:25
21876 줄리안 오피 [3] 차차 4920 2009.04.28 21:42
21875 근황 [2] pig pen 4536 2009.04.26 02:17
21874 The Karma Police밴드 공연? 관련 메일 [9] 우호 6656 2009.04.21 10:42
21873 3rd Seoul World DJ Festival 3차 티켓 오픈!! [2] woek 5057 2009.04.21 10:23
21872 은하해방전선에 [5] 결빙 4478 2009.04.20 00:45
21871 올해는 티셔츠 공구없겠죠???ㅜㅜ [4] 노니 4541 2009.04.18 17:48
일반 로그인
소셜 로그인
아이디/비번 기억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글
댓글 많은 글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