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구역

캐서린 | 2004.07.14 22:18 | 조회 464 | 공감 18
일주일에 몇번쯤은 행복한 상상을 꿈꾸곤 한다.
화장실에서 변기와 큰일을 논하고 있을때
잠들기 바로 직전, 1,2분 전에
밥먹다가 무심코 창밖을 바라볼때
누군가와 데이트를 하거나 결혼하는 가상세계를 그려본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엔 거의 병적인 수준이라,
천재적인 상상력이 더해지면
아무리 '끊어!'라고 말해도 순대를 뽑듯
쉴새없이 줄줄 세어나와 나 스스로도 당황하는 순간이 많아졌다.
그럼 난 히히덕거리면서 바보처럼 웃거나
심하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져서
새벽에도 벌떡 일어나 찬물에 세수하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나름대로 연애경험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다는 것을
요즘 들어 절실하게 깨닫는다.
난 지독한 쑥맥이었다.
가까이 가지 않아도 그녀의 속삭임이 귓가에 맴돌고
얼굴을 그쪽으로 향하지 않아도 맑은 햇살이 몸 전체로 쐬이는양,
그냥 그렇게, 그랬거나 말거나,
항상 미소를 머금고 멍텅구리처럼 서있는 쑥맥.

친구와 고민상담중 그가 이런 말을 꺼냈다. "나라면,"

"나라면, 잘 모르겠어. 나중엔 변할것 같애, 너. 누구나 그러겠지만말야.", "결국엔"

"결국엔말야. 사랑해도 사랑하는 게 아닌것처럼 될꺼야.
그녀가 네 어머니도 아니고. 너를 잘 알진 못하잖아.
설레임이 없고 편안하기만 한 존재가 너라잖아",

"그래도"

난 크게 웃었다.

"그래도 기다릴래","난"


"난 그게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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