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참 못난 것 같아요..

문화행동당 | 2006.03.02 23:53 | 조회 4898 | 공감 27
오늘..일하고 있는 가게 사장님하고 술을 마셨어요.


군대에서 제대한지 얼마 않되서 적응이 안되는 걸까요.

내가 보던 것과 다른 것이 많아요.

이렇게 주저리고 있는 것도, 맥주 1750 마시고 혼자 취할대로 취해버려 주절거리고 있는거에요.


태고적 혼돈, 카오스라고 하던가요,

대놓고 들이대면, 한마디로 혼란스럽다는 거죠..


내가 나를 보는 것과, 다른 누군가가 나를 보는 것,

그 차이의 괴리감이 너무 커요.


군대에 있으면서..사람 대하는 것, 누군과와 관계를 맺는 다는것에 대해

예전보다는 많이 느슨해지고,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닌가봐요.

겨우 몇사람에게 채이고 나서 사람 대하는게 겁난다는게 더 웃기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내 모습을 합리화하고, 이게 맞는거야라고 우기고 있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나요.

사장님이 나한테 그랬어요.

'넌 1 + 1 이 2라고 생각하냐?'

'1 + 1 은 2 죠.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처벌해야죠.' 라고 대답했는데..

꼭 그런건 아닌가봐요.

그 말 들으면서 우리 라됴헤드 노래제목 있잖아요..'2+2=5' 라고.

그게 생각이 나네요. 가사가 의미한게 그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기억도 안나고.

그래도 사는 모습은 다 서로 비슷비슷한가보죠. 그런게 떠오르는 것 보면.


사람 만나면 자주 하는 말이 있었어요.

현세에서 옷깃 한번 마주치기 위해서는 전생에서 수십만번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힘들게 만난 우리는 '인연'인거라고..

어딘가에서 본 글인데..무소요 쓰신 법정 스님 책에서 본 글인지, 좋은생각 어딘가에서 본 글인지,

생각이 안나요. 어딘가에서 보고 정말 마음에 들어 가지고 다니던 말인데..

실제 나는 그렇지 않았나봐요. 말 뿐이었는지도..


사실 여기도 아는 사람이 많진 않아요. 지금 글 올라오는 사람들 중에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대개 모르는 사람들 뿐..하지만 그럼에도 여기다가 이리 주절거리고 있는 걸 보면

불특정 누군가에게라도 '위로' 라는 말을 듣고 싶어선지도 몰라요.

그러면서도 이런걸 주절거리는게 창피해서 이렇게 구석탱이에 남기고 있지말 말이죠.


'드래곤 라자'..정말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던 책인데..

'이영도' 님 글은 읽으면 수많은 생각이 드는 한편에 복잡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드래곤 라자' 보면 이런 말이 나와요.


' 나는 단수가 아니다.'


나 홀로 내가 될수는 없어요. 내 이름은 타인에게 불려지기 위해 존재하는 거고,

난 내 친한 친구놈들의 친구인 '나'이기도 하고,

우리 어미니의 아들인 '나' 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좋은 어쩌구..하여간 '나' 라는 존재는 단수로 존재할 수 없어요..

그 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데, 언행일치라고 하던가. 하여간..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술마셔서 그런가.

왜이렇게 정리가 않되는지..


난 오늘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이면을 봤어요.

'결단성있고 재빠른 일처리' 라고 생각했던건 타인에게는 '성급한 결단과 조급함'으로 비쳐지고,

내가 생각한 '효율적' 이라는 건, '고정관념으로 점철된 독단과 아집' 이라는 걸.


사람은 머리로 대하는게 아니라 '가슴' 으로 대하는 거래요.

근데 어렵네요, 답답해요.

난 '그렇다' 생각했는데..타인에게 비쳐진 나는 아니었나봐요.

세상은 혼자 사는게 아니래요.


자기가 자신을 보는 그거, 그 거울은 상당히 일그러지나봐요.

자기가 거울을 보는 각도와 타인이 보는 각도는 다른가요.

난 내가 누군가에게 했던 말을, 다른 사람으로 부터 내가 들었어요.

화가 나네요.

내가 남에게 한 말과 똑같은 말을 들었다는 것..나도 변한게 없다는 사실을 깨닳아서.



버즈 노래 중에..그거 있잖아요.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 라는 노래..

오늘 따라 그 노래 제목이 너무 와닿는거 있죠..


오늘 난 내가 사람이 아닌 '전자계산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일에 대해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그 이익이 따르는 대로만 움직이는,

술취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슬퍼요.


내 친구 중에 정말 부러운 녀석이 있어요.

지지배인데..멋있는 녀석이죠. 물론 이쁘기도 이뻐요.

이쁜 건 둘째치고, 그녀석 보면..자기가 원하는 걸 착실히 꾸준히 이루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라이벌처럼 느껴지는 녀석이죠. 그 녀석보다는 열심히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녀석은 지 꿈을 늦더라도..천천히 꾸며나가는 것 같은데,

난 아닌 것 같아서, 자꾸 뒤쳐지는 것 같아서 화가나요.


술먹어서 그런가봐요. 꼴랑 맥주 몇잔인데..취했나봐요.

말이 많아요.


말이 너무 많았나봐요. 그만 자야죠.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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