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 | 2004.02.15 14:24 | 조회 2078 | 공감 0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것은, 장 끌로드 반담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난 반담을 좋아했다. 그의 영화들을 많이 보았으며 그의 환상적인 발차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그러나 서든 데쓰와 유니버설 솔져의 성공 이후로, 홍콩출신 감독들(서극, 임영동, 오우삼..)이나 그를 좋아하는 2류 감독들(쉘든 레티치, 밥 미쇼로스키 등등..)의 B급 액션영화로 필모그래피를 낭비해버리고 있었다.

(그가 감독한) 퀘스트는 로저 무어가 안 나왔다면 후회했을 영화였고, 리플리컨트와 디 오더는 너무 밋밋해서 졸릴 지경이었으며, 디레일드는 그야말로 흉칙하리만치 후진 영화였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에 그는 다시 임영동과 손을 잡았다. 'Monk'라는, 그가 수도승으로 나오는 프로젝트가 기획된다고 하길래 기다리고 있었는데, 음. 나온 것은 감옥을 소재로 한 액션물이다.

별 생각없이 의무감에 사로잡혀 빌리고 말았는데,

이제, 그가 '연기'라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러시아로 출장와 철강회사에 상근하는 카일(반담)은 아내를 죽인 범인이 뇌물을 써서 무죄판결을 받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법정에서 그를 쏴 죽이고 종신형을 받아 악명높은 크라비츠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곳은 진정한 무법지대. 뇌물이 판을 치고, 죄수들간의 잔혹한 1대1 격투를 노름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카일은 미국인이라고 멸시당하고 교도관과 마피아 출신 죄수들에게 시련을 겪는다. 허구헌날 독방에 갇히던 그는 살아남기위해 몸을 만들고, 점점 그들이 원하는 악마가 되어간다.


솔직히 허점을 찾자면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전작들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발전이다. 지금까지 싱겁게 이기기만 하던 그는 얻어터지고 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제는 (거의 처음인 듯 싶은데) 감정이 실린 연기까지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그의 연기(라고 했던 것들), 그러니까 예를 들어 디레일드에서의 그의 심각한 (척 하는) 연기는 그야말로 웃길 지경이었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반담 자신도 이제 자신을 남용하는 짓은 그만해야겠다고 느낀걸까.

비디오제작사 측에서는 여전히 반담이 나오는 액션물임을 강조하였다.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한 반담의 액션'를 카피로 하고 있는데,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이 영화는 액션이라기보다는 드라마에 가깝다. 액션은 2차적인 요소일 뿐이다. 흥행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

맞다. 잘 나가는 배우와 잘 나가는 감독이 만든 영화라면 이 영화는 욕을 얻어먹을 것임에 틀림없지만, 하나도 아쉽지 않았다. 반담의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있다는 것을 느꼈으며, 또 그가 다시 1급 배우의 자리를 되찾을 발판을 마련한 것 같아 흡족하기까지 한 영화였다.


부디 다음에도 더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그의 팬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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