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본 빌리엘리어트

| 2004.01.05 18:53 | 조회 2548 | 공감 0
어제 다들 kbs에서 "빌리 엘리어트"보셨나요?

정말 너무너무 좋아하는 영화라서 지금까지도 다섯번은 본것같은데, 어제 티비에서..
그것도 kbs에서 이영화를 보여준다기에 참 놀랐었죠..

더빙에 대한 걱정도 없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영화의 분위기를 해칠정도는 아니더군요.^^;

윌킨슨 선생님의 심드렁하면서도 카랑카랑하고 리듬있는 목소리가 강약 조절없이
하이톤으로 소리만 질러대는것처럼 표현되는게 쫌 불만이었고, 빌리목소리가 너무;
해맑게만 표현돼서 안타까웠지만 어린남자아이의 목소리는 대부분 여자성우분들이
맡을수 밖에 없는것 같더라구요..^^; 이해해야죠..

제가 좀 오바하는건진 몰라도, 정말 굉장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봐도, 또봐도....
장면장면..연기들..그리고 그 음악과 움직임들..타이밍에 찾찾 맞게 정말 전율(')이 느껴지게 돌아다닙니다.

좀 곰팡내가 나는 표현이긴 하지만 굳이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의 명화!"

단지..^^ 이 영화는 영화 속 인물의 감정을 관객에게 닭살스럽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뿐..

(일부러 관객의 감정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쓸데없는 오바는 완벽자제..하는^^ 빌리엘리어트. )

정말 보는 사람에게서 슬픈 감정이 우러나오게끔 하는거 같아요. 사실 빌리네 집의 어려움이라는 것도
그시절 그지역사람들 모두의 어려움이나 다름없는데..
빌리가 재능을 발견하고 오디션을 위해 노력하는 그 일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을 영화에 담아냈다는건..

바로 대처시대의 탄광노동자 탄압 바람이 불던 시기의 모습을 살짝 보여주기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빌리라는 아이의 가능성과 현실을 통해서 말이죠..

노동자들의 힘든삶이라는 것도 영화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기억나는 장면이..

파업노동자인 형이 파업 시위를 하다 경찰에게 쫓기는 장면, 뭐, 노동문제나 그런 거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함으로써 머리아파지는 영화였다면 이 장면 상당히 처절하고 격하고 그랬을 거예요.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죠. 오히려 쫓기는 사람이 남의 집에 타놓은 커피도 마시고 여유가 넘치죠. 사람들은 모두 연대해서 도와주고... 그래서 오히려 코믹하지만, 진하게 와닿고 오래 기억에 남는것이죠..

이영화 처럼 가난에 찌들어 눈물 글썽이게 하는 스토리의 영화는 종종 있었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그 가난의 원인이 노동자이며 파업이라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고, 그건 다시 사회구조의 문제를 건드린다거나 비판하는... , 뭐 그런 자연스런.. 적절하게 사회성을 소화한 모습..

정말 슬픈 장면임에도, 그런 상황 속에서도 씨익~웃음 흘리게 할 수 있는 영화..

울면서 웃기고, 웃기면서 슬프고...

이런 점이 바로 이 영화의 뛰어난 점인것 같아요 노동자들의 삶을 이야기해야 하지만 머리아프자 않고, 진부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해야하며,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그들의 힘겨운 모습 역시 묘사해야 하지만 오바하지 않고 닭살스럽지 않으면서 해야 한다는 그 균형을 잘 맞추었다는 점.

굳이 슬퍼하라고 강요하지 않고도, 가슴아프고 감동적일수 있는건
현실을 제대로 잡아내고 제대로 옮겨내기만 하면 가능한 일이라는 걸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니, 굳이 이별하지 않고, 병에 걸리지 않고, 죽지 않더라도 삶은 얼마든지 슬픈 것이고, 또 희망적일수 도 있다는것...^^;;;;

저도 이영화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오바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빌리가 폭발할듯한 마음으로 동네를 누비며 춤추는 장면들...

윌킨슨 선생님과 "아이 러브 투 부기" 노래
에 맞춰 춤추는 장면,

크리스 마스날 아버지 앞에서 결연한 표정으로 "나를 보세요'라고 말하는듯
춤추는 장면..결국은 아버지를 울리고야 만....;;;


제자리에서 한바퀴 턴하는 동작을 연습하면서 여러곳에서 준비를 하는 장면이 겹쳐지고
드디어 선생님 앞에서 성공했을때.. 빌리의 흐뭇한 웃음... 보는 사람들도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감종적인 그때..

윌킨슨 선생님의 심드렁한 목소리 " 팔을 높이 들었어야지"

ㅎㅎㅎㅎ


, 열 여덟살이 되면 읽어보라고 한 엄마의 편지를 이미 다 읽고 외우고 있는 빌리
윌킨슨 선생님이 편지를 읽고, "참 특별한 어머니 셨구나.........." 라고 하자..

빌리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아니요! 그냥 평범한 엄마였어요!..."

ㅎㅎㅎㅎ


너무너무 좋아요... 어제도 여섯번째 본 이영화에 흥분하고 감동하면서 눈이 붓도록;;;
울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굉장하고 놀랍고 재밌고 마음찡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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