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shampoo | 2003.08.31 00:12 | 조회 2916 | 공감 0
지금은 헤어진 남자친구지만, 혹은 굳이 나와 사귀지 않는 다른 남자친구와 함께 있을 때도,
나는 길거리를 지나다가 조금만 멋진 남자를 보면,
아주 오바를 하며
"저 남자 열라 멋지다!" 라고,
혹은, "저 남자 정말 멋있지 않냐?" 라고 자꾸 물어보곤 한다.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일이다. 혹은, 그냥 친구라도, 왠지 기분이 나빠질 만한 이야기인것 같다.
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은 내 마음을 모른다.
난 저 남자가 옆에있는 너보다 멋있다 한들, 저남자가 내게 말을 걸어도 대꾸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멋진 저 남자보다는 곁에 있는 니가 훨씬 더 좋다는 것을..
나 원래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하고는 말도 안하잖아.

난 아직 22살 밖에 되지 않았고, 내 남자친구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그 애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이 들지조차 않는다.
그래서 가끔씩, 그 애가 "우리 나중에 결혼할까?" 라고 하거나,
술마시고 전화와서 "우리 결혼하자."라고 얘기 할때는,
그 애가 진심이건 아니건 간에, 상관하지 않고 나는 얘기한다.
나중에 너도 이쁜 여자랑 결혼하고, 나도 멋진 남자랑 결혼해서, 잘 살다가
우리 같이 바람이나 한번 피우자고..

사람이 보통 30살에 결혼을 한다고 칠 때, 그리고 70에 죽는다고 할 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를 사랑하든 안 사랑하든 이혼하지 않는한 같이 지내는 시간은 40년이란 시간이다.
이건 그 한남자 혹은 한 여자와 같이 살기 전 시간보다 10년이나 더 긴 시간이며,
보통 10살에 이성에 눈을 뜬다 치면, 여러 이성을 만나고 지내는 시간보다 20년이나 긴, 두배나 긴 시간이다.
그래서 난 바람 애찬론자다.
애찬이라고 할것 까지는 없지만, 어쨌든 바람이 정말 용서 못할 짓이고, 기타 등등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나도 30에 결혼을 하면, 35에서 40사이에는 꼭 한번 바람을 피울 듯 하기도 하고,,
예전에 이미연이랑 김승우랑 이혼한 이유가 김승우랑 김하늘이랑 바람이 났다고 했을 때도,
나는 내 친구들을 뒤로 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김승우 편을 들곤 했다.
바람난 가족에서 윤여정이 그랬다. 정확히 대사가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낙을 느낀다고 했나? 그랬던 것 같다. 어쨌든 바람이 나서 행복하단 그런 얘기였다.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그것이 좋은거 아닌가..

이런 나에게도,
문소리의 우는 장면은 가슴이 아팠다.

영화가 끝난 후,
문소리가 먹던 아이스크림이 자꾸 생각나서,
미치도록 그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이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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