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고양이 흰고양이

1997년작. 에밀쿠스트리차 감독.


영화는 초반부터 여러 인물의 소개로 '롹 스탁..' 식의 비비 꼬여졌다가 풀리는 매듭구조의 이야기를
예상하게 만들지만 의외로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사건이 벌어지고,
다소 간단하게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갈되는 방식을 이어나간다.

꼭 '마당극'을 보듯이 진행 내내 흥겨운 분위기가 고수되는데, 이런 점은
맛코가 다단한테 전재산을 털려도 흥겹고,
맛코의 아버지가 죽어도 흥겨움이 유지되는 장면에서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계속해서 지역적인 음악 리듬을 살피며, '흥겨움'일색으로 이야기 전체를 감싸는게
확 하고 마음 한구석이 들썩거리는 기분이랄까.

흰고양이와 검은고양이. 겉모습은 서로 대조적이지만 어울려 다니는 모습을 통해서,
맛코의 아들과 그가 좋아하는 백인? 여성. 키가 다른 두 남녀의 앞으로의 미래가 예상되기도 하고,
또한 검은고양이는 악운의 상징이라는 미신을 적용시켜서
악운이 일어났다가 갑작스런 행운이 반복되는 형식은 관객을 휘어잡는 묘한 매력이 있다.

즐거움으로 시작해서 즐거움으로 끝나는 즐거운 영화-

-다단 역할을 맡은 배우?(에밀쿠스트리차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연기가 매우 탁월하다.
특히 영화 내내 계속 똑같은 춤을 추는 그의 모습은 정말이지, 악역이지만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