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곤 (Dagon, 2002)

캐서린 | 2003.03.23 14:11 | 조회 2212 | 공감 0


-스페인 중앙해협, 임보카 근처.

바바라, 비키, 폴, 비키의 남편. 이렇게 넷은 요트를 타고 항해를 하고 있다.

폴은 이분체계에 빠져있고, 맨날 똑같은 꿈을 꾸는것에 불안해 하며, 주식으로 돈을 마련하는 '주식엘리트'다.

바바라는 이런 폴의 고리타분함에 짜증을 내고 그의 주식컴퓨러를 바다에 쳐넣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스페인 해협 한가운데서 둥둥 떠다니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을 즐기라고 말한다.

-폭풍우

화창하기만 했던 하늘은 순식간에 꾸물거리고 요트는 바다암석에 부딪혀 갑판에 구멍이 난다.

요트 안에서 크림을 바르던 비키는 무너져 내린 갑판에 다리를 짓눌리게 되는데

셋의 힘으로는 도저히 구할 길이 없어서 바로 앞에 있는 '임보카' 마을에서 구조를 요청하기로 한다.

비키의 남편이 비키와 남고, 폴과 바바라는 모터보트를 타고 마을로 향한다.

-임보카

임보카엔 사람이 없다. 아니 아무도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예수'를 믿지 않는 교회에서 발견한 목사를 시작으로

조금씩 조금씩 검은 우비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들의 목에는 물고기의 아가미처럼 보이는 그것들이 나와 있으며

손가락 사이에는 개구리처럼 물갈퀴가 붙어있다.

사람들은 스페인사람이고, 폴은 미국인, 바바라는 스페인계미국인.

바바라는 목사에게 바로 앞의 요트에서 사람이 다쳤으니까 좀 나가서 구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결국, 폴이 어부들과 함께 요트로 떠나고 바바라는 경찰을 부르러 마을에 남게 되는데..


-

평범하지 않은 영화의 결말에 '우와~'하는 감탄사가 튕겨나온다.

대부분의 호러무비 결말. 이라고 하면 누구나 '혼자나 연인 둘만 살아남겠지!' 하시겠지만

데이곤의 결말은 이런 '법칙아닌 법칙'들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폴의 애인 바바라는 임보카 사람들이 숭배하는 물고기 신 '데이곤'에게 바쳐지고

비키는 할복자살, 비키의 남편은 얼굴가죽이 벗겨진다.

또한 임보카에서의 유일한 '사람'인 어느 할아버지 역시 얼굴 가죽이 벗겨지고,

영화의 주인공인 폴은..... 음, 해피엔딩이라고 해야할지 배드엔딩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다소 당황되게 치닫는 결말에 허탈한 웃음과 놀람의 몸동작을 동시에 수행하고 말았는데..


-
호러무비답게 '징그러워샷'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데,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얼굴가죽 벗기기 쇼는 정말 많이..는 아니지만

뭇남성이나 뭇여성이 보시기엔 다량의 혐오감과 공포를 안겨주기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난 그냥 '에이, 얼굴에 칼만 들이대다가 장면 바뀌겠지' 했었는데 커다란 오산이었다.

산채로 얼굴 가죽을 벗긴다. 눈이 휘둥그레졌었다 난.



-
'데이곤'은 수많은 좀비영화의 변종으로 보인다.

손을 내밀며 '컴온 베이비'를 외치는 좀비 대신에 반어족을 내세운듯 보이는데

뭐,좀비나 반어족이나 느끼는 공포감은 다 비슷비슷하지.

단순하게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가 따라온다'로만 생각하면

좀비영화가 반어족영화고 반어족영화가 좀비영화다.

하지만 '데이곤'은 신선하다.

자칫 잘못하면 지루해질수 있을 스토리를

맛깔나는 연출과 핸드핼드 기법으로 반짝반짝 윤기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결론

오랜만에 괜찮은 호러무비.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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