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Good Night!

캐서린 | 2005.05.09 02:21 | 조회 2575 | 공감 8

해를 보거나
달을 봐도
변하지 않는 생각은,

"저건 왜 이리도 밝지?".

밝아도 밝고, 어두워도 밝고
그래서 나는 하늘을 닮으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하늘을 닮을 수 있는지
플라스크나 샬레가 있어야 연구 가능할지도.

Good Night Korea!

밤에도 달은 밝다. 나는 어둡다.
너는 밝다. 계속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프다.
그리고 북극곰이 생각난다. 하얗고 깨끗하다.

"그래서 너에게 무언가 주고 싶은데"

주머니를 뒤적거려보면
반쪽짜리 껌 한 개.
글씨가 바래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영수증뭉치.
담배를 잃은 라이터.
백원, 아니 백 삼십원.

"다 너 줄게, 너 줄게, 너 줄게!"

북극곰은 대답이 없다. 나는 눈이 아프다.
역시 플라스크나 샬레가 필요할지도.
스포이드와 시험관도,
배율 높은 현미경까지.
현미경으로 바라본 북극곰은 더없이 밝아서
내가 꾸는 꿈까지도 하얗게 태워버릴 것만 같다.

백 삼심원과 실연당한 라이터,
휴지조각과 껌 반쪽.

한 손에 모두 모아쥐어, 손 안에 밤을 만들자.
그 안에서 움크리고 잠을 청하는 나의 모습은,
왠지 북극곰 너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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