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22207","url":"https://rhkorea.com/post/22207","title":"독서실","author":{"display_name":"캐서린"},"published_at":"2010-04-16T15:19:31.000Z","updated_at":null,"content_text":"오랜만에 동네 주민센터에 붙어있는 독서실에 갔다 한쪽 구석에 엉덩이 붙이고 공부를 시작하려는데 옆자리에 중딩꼬마 두 놈이 쫄래 와서 나란히 앉는 것이었다 10분쯤 지났을까 개중에 뚱뚱한 녀석은 교복 바지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내 쉴새없이 까먹기 시작했고 키작고 비쩍마른 안경잡이는 펼친 교과서 위로 게임기를 올려놓고 시끄럽게 뿅뿅거렸다 내가 헛기침을 연거푸 내뱉으면서 눈치줬다 \"음흠흠험흠함큼...\" 내 제스처를 알아들었는지 각자 게임기를 끄고 초코바봉지를 조심스럽게 뜯는 등 독서실 예절을 지키자는 슬로건을 내건 공익광고가 눈앞에서 연출되고 있었다 나는 왠지 뿌듯해졌다, 이제 모든게 완벽하다 이런 환경에서 법학을 공부한다면 난 이미 판사가 되어도 아무렇지 않을 탁월한 고요함이 사방에 펼쳐졌다 만족감을 느끼며 다시 공부에 집중하려는 찰나 \"꼬르르르르르르르륵\" 하고 독서실 전체가 듣고도 남을만한, 살짝 열려진 창틈으로 새어나가서 주민센터 옆집에서 키우는 하얀 백구가 듣고도 남았을만한 천둥소리가 내 뱃속에서 흘러나왔다 나는 부끄러운것도 모르고 의자를 박차고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 나서 옆에 앉아있는 중딩애들에게 말했다 \"저 초코바하나만 주세요\"","content_html":"오랜만에 동네 주민센터에 붙어있는 독서실에 갔다<br />\r\n한쪽 구석에 엉덩이 붙이고 공부를 시작하려는데<br />\r\n옆자리에 중딩꼬마 두 놈이 쫄래 와서 나란히 앉는 것이었다<br />\r\n <br />\r\n10분쯤 지났을까<br />\r\n <br />\r\n개중에 뚱뚱한 녀석은 교복 바지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내 쉴새없이 까먹기 시작했고 키작고 비쩍마른 안경잡이는 펼친 교과서 위로 게임기를 올려놓고 시끄럽게 뿅뿅거렸다<br />\r\n <br />\r\n내가 헛기침을 연거푸 내뱉으면서 눈치줬다<br />\r\n <br />\r\n\"음흠흠험흠함큼...\"<br />\r\n <br />\r\n내 제스처를 알아들었는지 각자 게임기를 끄고 초코바봉지를 조심스럽게 뜯는 등 독서실 예절을 지키자는 슬로건을 내건 공익광고가 눈앞에서 연출되고 있었다<br />\r\n <br />\r\n나는 왠지 뿌듯해졌다, 이제 모든게 완벽하다 <br />\r\n이런 환경에서 법학을 공부한다면 <br />\r\n난 이미 판사가 되어도 아무렇지 않을 <br />\r\n탁월한 고요함이 사방에 펼쳐졌다<br />\r\n <br />\r\n만족감을 느끼며 다시 공부에 집중하려는 찰나<br />\r\n <br />\r\n\"꼬르르르르르르르륵\"<br />\r\n <br />\r\n하고 독서실 전체가 듣고도 남을만한, <br />\r\n살짝 열려진 창틈으로 새어나가서 <br />\r\n주민센터 옆집에서 키우는 하얀 백구가 듣고도 남았을만한<br />\r\n <br />\r\n천둥소리가 내 뱃속에서 흘러나왔다<br />\r\n <br />\r\n <br />\r\n나는 부끄러운것도 모르고 <br />\r\n의자를 박차고 벌떡 일어났다 <br />\r\n <br />\r\n그러고 나서 옆에 앉아있는 중딩애들에게 말했다 <br />\r\n <br />\r\n\"저 초코바하나만 주세요\"<br />\r\n","comments_count":0,"related_services":{"okcomputer":{"url":"https://rhkorea.com/okcom","guide":"https://rhkorea.com/okcom/guide.md","html":"https://rhkorea.com/okcom/read","feedback_form":"https://rhkorea.com/okcom/feedback","source_url":"https://rhkorea.com/post/22207","optional":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