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26546","url":"https://rhkorea.com/post/26546","title":"영혼의 절규","author":{"display_name":"acid"},"published_at":"2003-07-28T01:45:56.000Z","updated_at":null,"content_text":"이 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몰랐어요.(아직 아이콘도 없고 해서..;;) 전능하신 우호님;;만이 쓸 수 있는 건줄 알았는데...^^;; <영혼의 절규, 바슬라프 니진스키, 이덕희 옮김, 푸른숲> 발레리노 니진스키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이 책은 니진스키가 마지막 공연을 마친 후에, 그러니까 정신질환 증세가 극에 달했을 때 쓴 일기예요. 그래서 그런지 글 속에서도 분열된 의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 문장이 짧지만 모순이 많아 저는 읽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어요. (페이지 넘기고 나면 앞장에서 무슨 말 했는지 도통 기억이 안나서리;;) 혹자는 이 일기를 정신병자의 미친 소리 쯤으로 단정짓기도 하던데, 너무 오만한 태도인 것 같아요. 숨도 안 쉬고 써내려 간 듯한 긴박한 문장 속에 정말 너무도 넓고 깊은 세계-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에 대한 세세한 고찰-가 담겨 있다고 느꼈거든요. 이리저리 펜대 굴리면서 쓴 글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솔직함이 여기저기에 넘쳐나는 것도 매력적이었구요. 지극히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의 지극히 거칠고 정열적인 고백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포일러가 되긴 싫으니까 자세한 설명은 피하도록 할게요.ㅋㅋ) 판본이 꽤 여러개인 것 같은데, 이덕희씨가 번역한 게 구하기도 쉽고 또 내용도 알찬 것 같아요. 니진스키의 열혈팬인 역자께서 권두에 해설도 써주셨구요, 사진 자료도 풍부하고, 부록도 실려있어서 본문만 읽었을 때는 알 수 없는 여러 정황들을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인 듯 합니다.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이성복 시인께서 유년기에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이 책을 꼽으셔서 바로 서점 달려가 샀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은 넉달 전쯤엔가 가지고 있던 책 친구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해서 산 건데, 두께와 가격이 좀 부담되긴 했지만 전에 가지고 있던 책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화려한 천재 발레리노 니진스키가 아닌, 돈문제를 걱정하고 인간관계에 대해 고심하는 그런 평범한, 그러면서도 치열한 열정을 잊지 않았던 끓고 있는 증류수같은 니진스키를 만나볼 수 있는 것도 분명 행운인 것 같네요. 오랜만에 책읽다가 밤새고 싶은 분들께 특히 추천(^^;;)해 드립니다.","content_html":"<br />이 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몰랐어요.(아직 아이콘도 없고 해서..;;) <br /><br />전능하신 우호님;;만이 쓸 수 있는 건줄 알았는데...^^;;<br /><br /><br />&lt;영혼의 절규, 바슬라프 니진스키, 이덕희 옮김, 푸른숲&gt;<br /><br />발레리노 니진스키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br /><br />이 책은 니진스키가 마지막 공연을 마친 후에, 그러니까 정신질환 증세가 극에 달했을 때<br /><br />쓴 일기예요. 그래서 그런지 글 속에서도 분열된 의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 문장이 짧지만 모순이 많아<br /><br />저는 읽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어요. (페이지 넘기고 나면 앞장에서 무슨 말 했는지 도통 기억이 안나서리;;)<br /><br />혹자는 이 일기를 정신병자의 미친 소리 쯤으로 단정짓기도 하던데, 너무 오만한 태도인 것 같아요.<br /><br />숨도 안 쉬고 써내려 간 듯한 긴박한 문장 속에 정말 너무도 넓고 깊은 세계-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에 <br /><br />대한 세세한 고찰-가 담겨 있다고 느꼈거든요. <br /><br />이리저리 펜대 굴리면서 쓴 글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솔직함이 여기저기에 넘쳐나는 것도 매력적이었구요.<br /><br />지극히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의 지극히 거칠고 정열적인 고백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br /><br />(스포일러가 되긴 싫으니까 자세한 설명은 피하도록 할게요.ㅋㅋ)<br /><br /><br />판본이 꽤 여러개인 것 같은데, 이덕희씨가 번역한 게 구하기도 쉽고 또 내용도 알찬 것 같아요. <br /><br />니진스키의 열혈팬인 역자께서 권두에 해설도 써주셨구요, 사진 자료도 풍부하고, 부록도 실려있어서 <br /><br />본문만 읽었을 때는 알 수 없는 여러 정황들을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인 듯 합니다.<br /><br /><br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이성복 시인께서 유년기에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이 책을 꼽으셔서 바로 <br /><br />서점 달려가 샀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은 넉달 전쯤엔가 가지고 있던 책 친구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해서 <br /><br />산 건데, 두께와 가격이 좀 부담되긴 했지만 전에 가지고 있던 책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br /><br /><br />화려한 천재 발레리노 니진스키가 아닌, 돈문제를 걱정하고 인간관계에 대해 고심하는 그런 평범한, <br /><br />그러면서도 치열한 열정을 잊지 않았던 <br /><br />끓고 있는 증류수같은 니진스키를 만나볼 수 있는 것도 분명 행운인 것 같네요. <br /><br />오랜만에 책읽다가 밤새고 싶은 분들께 특히 추천(^^;;)해 드립니다.<br /><br /><br />","comments_count":0,"related_services":{"okcomputer":{"url":"https://rhkorea.com/okcom","guide":"https://rhkorea.com/okcom/guide.md","html":"https://rhkorea.com/okcom/read","feedback_form":"https://rhkorea.com/okcom/feedback","source_url":"https://rhkorea.com/post/26546","optional":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