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숫자에 약하다.
무언가 다섯 자리 이상의 수를 맞닥들이게 되면,
뒤에 붙은 '0'의 갯수를 하나 하나 세어야-
비로소 이것이 만의 범위인지, 십만의 범위인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사실 지금도 다섯 자리의 수가 만의 범위인지 십만의 범위인지 헤아려 봤다.)
게다가 핸드폰의 '이름으로 찾기'나 '단축 다이얼' 기능이 없다면 전화를 걸 방법이 없을 것이다.
수의 인식도 못하는 내가 숫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내 핸드폰 번호도 기억해내지 못했다.)
이런 나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게 햄버거를 사주기로 한 동생이 있는데...
이 아이와 대화를 하던 중, 나는 순도 100%의 진담으로 햄버거 대신에 현금을 요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좌번호를 적어주겠다고 말한 뒤, 그 아이가 뭐라 하기도 전에 재빨리 계좌번호를 적었다.
(손이 그렇게 반응을 했다.)
그리고는 그것을 보내기 이전에 -순도 100%의 진담이었기에- 계좌번호를 확인해보았는데...
놀랍게도 정확이 일치했다!
이런게 바로 위기 상황에서만 발휘된다던 잠재력이라는 것일까.
세상의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진심은 통한다."
진리치고는 예외가 너무 많다는게 흠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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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살기 참 불편함=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