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유에선가..
사람들의 다른 취향들에 등급이 매겨지기 시작했다.

절대적인 등급은 아니었지만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인정되는 그러한 등급이 말이다.

나 역시도 아무런 비판적인 사고 없이
그러한 등급을 인정하고 있던 때가 있었다.

락 음악을 주로 듣던 나에게
가요는 수준 낮은 음악이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클래식이 아닌 음악은 음악도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만화책을 읽는 것은 수준 낮은 일이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들고 있으면 그건 '교양있는' 걸로 비춰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폭넓은 분야에 관심이 생기고 그것들을 접하면서
이러한 말도 안되는 '편견' 은 완벽히 깨졌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것이고 그 사이엔 어떤 '수준' 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도대체 '수준' 을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그것을 누가 판단할 것인가?

radiohead 음악이
소위 '무뇌충' 이라 불리는 문희준의 음악보다 '수준이 높다' 라고 할 수는 없다.
독창성이 '수준' 의 기준이 된다고 해도,
외모가 '수준' 의 기준이 된다고 해도,
라이브가 '수준' 의 기준이 된다고 해도..
(사람들이 소위 노래 잘한다고 하는 이승철, 김경호의 노래보다
힘 하나도 없어 보이는 래디오헤드의 노래가 수준 있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이건 특히 아닌 듯)

난 이렇게 말할 순 있다.
그냥 문희준의 '외모' 가 싫다.
그래서 그의 음악도 싫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그의 외모가 떠오르므로..
문희준 팬이 반발할 지는 몰라도
이건 내 취향이니 머라 할 수 없는 거다.
그리고 그들의 취향을 내가 머라 할 수도 없는 거다.
그들이나 나 사이에는 수준 차이란 건 없다.
취향의 차이만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