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마산에서 훈련하고 대구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잠시 휴게소에서 쉬어가게 되었다. 이미 저녁 먹을 시간을 훌쩍 지난 시간.
터벅터벅 차에서 걸어나왔다. 피곤하다. 배가 고프다.

돈을 같이 내고 치킨 두 조각을 샀다. 나 하나, 너 하나.
아무 생각이 없다. 이제 목이 마르다.
닭다리 하나를 한 손에 들고, 물어 뜯으며 휴게소 매점으로 들어갔다.
벽에 걸린 거울에 불쌍한 화상 하나가 보인다.
더러운 군복에 더러운 얼굴. 닭다리를 물어뜯고 있는. 거지.

갑자기 누군가 말을 걸었다.
"저기요.. 우리 아인데.. 얘기 좀 한마디 해주세요.
얘야. 이 형은 공부 열심히 해서 외국 사람들하고 같이 일하잖아.."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아이들 둘을 데리고 내 앞에 서 있었다.
그래. 난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닭다리를 물어뜯으면서.
"너희가 내 나이가 될 때쯤엔 군대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군대는... 안 가는게 제일 좋아."
아이가 나를 멀뚱멀뚱 쳐다본다. 아저씨도 나를 멀뚱멀뚱 쳐다본다.

생각해봐라. 군대가 얼마나 우스운 조직인지.
뭐 따지자면 우습지 않은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인간들이 만들어낸.
아. 생각을... 연장하기엔 너무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