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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기억난다. 요 몇 년간 우리 집에서도 심심치 않게 받아보던 것들이다. 부모님께서는 이런 거 받자마자 한구석으로 숨기거나 찢어 버리곤 하셨기에, 그분들 앞에서 내색은 할 수 없었지만 속으로는 불안에 떨며 조마조마해 했었던, 그런 때가 있었다. "강제집행전 최후 통고", "최종 상환 기한 엄수", "경매예정일 모월 모일 몇시".. 무슨 사정인지 알 길은 없고, 그렇지만 무언가 큰 일이 터진 건 분명한 것 같고, 그리하여 어느 날 갑자기 집터에 마가 끼었다는둥 어떻다는둥 하여 멀쩡히 잘 살던 집이 팔려나가고 차는 없어지고 tv는 옆집으로 넘어가고.. 그 뒤로도 두어 번 거처를 옮겨다니게 되면서 - 금방이라도 옥죄어 올듯 다가왔던 그런 공포감은 손도 고사리 만했던 어린 아들 녀석 밤잠을 다 설치게 만들었었다.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랄게 딱히 없었음에도 '어리고 능력 없어서 아무 보탬도 못 되었다'는 핑계로 있지도 않은 죄를 혼자 다 지은마냥 무력감에 빠져있기도 했었고.

이젠 저런 우편물들 오면 내 선에서 알아서 컷트할 만큼 나도 대담해졌고, 무디어졌다. 그런다고 그 때 있었던 일들 다 털어놓으시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요즘도 "그 때 그 집 터가 안좋아 액운이 끼었었다"느니 하는, 푸념인지 농담인지 모를 웅얼거림을 듣고 있자면 내 기분도 따라서 '왱알앵알'해진다. 철 지난 아이돌버전 유행가 테잎을 도로 틀었을 때의 그 당혹스러움만큼이나.

위엣글 보고 있자니 철없이 아빠 일하시던 사무실 놀러가선 직장동료분들 괴롭히며 놀던 어렸을 적 생각이 나서. 그 때 '그 날' 이후로 머리가 몇 움큼은 더 빠진 것만 같은 아빠 머리를 떠올리며 심란해진 기분도 풀 겸, 간만에 끄적. 아 뭐; 내가 지금이나 어려서나 한게 뭐 있었다고 푸념이냐, 푸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