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못했구나 싶어요. 아니, 잘못했어요. 그동안 이곳에 발붙이고 앉아 인연을 트였던 사람들, 미성년인 주제에 숱한 정모자리 쫓아다니면서 여럿 괴롭히던 때에도 내색 않고 따뜻이 맞아주셨던 분들께 "저 곧 입대해요"란 인삿말 하나 제대로 전해드리지 못한 게. 이제 오늘 정오가 지나고 나면 한동안 보지 못할 사람들인데. 사정을 모른 채로 평소처럼 말을 걸어오던 분들께 "저 이제 한동안 없을 거에요" 따위의 경구를 읊고 있으려니 너무나 죄스러웠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사진들 몇 장 가져갈까 하는데, 내가 참 좋아라 하는 사람들 사진이 많지가 않아 아쉽다"는 식의 이야기를 종종 해왔었는데, 이래놓고 보니 제 주제를 모르고 했던 말 같아 정말.. 면목이 없어요. 그래도 이대로 끝까지 입 다물고 훌쩍 떠날 수는 없으니, 이렇게라도 인사를 드리렵니다.

건강하세요. 몸도, 마음도. 한여름의 땡볕더위 잘 이겨내시고, 모쪼록 평안히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오늘 있을 토고전, 그리고 이 다음에 있을 국대경기들 응원 많이 해주시되, 가끔은 월드컵 분위기에 밀려 소리소문없이 잊혀져가는 사회 이슈들에 눈을 돌려주시는 센스도 함께 부탁드리렵니다.

저는 잘 있을 거에요. 걱정 마시고, 그럼 다음에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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