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계원에 사시는 할머니 댁에서 자고,
오늘은 이모 할머니 댁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이모 할아버지가 얼마전에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으셔서
병문안차 들렸던 것인데,
이모 할머니가 내게 용돈을 주는게 아닌가.
나는 이제 전역도 했고, 돈도 벌고 있으니 됐다며 거절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성을 내며 기필코 내 손에 돈을 쥐어주셨다.
내가 아무리 돌려주려고 해도 받지 않을게 뻔하기에,
나는 그 돈을 바닥에 깔려 있던 담요 밑에 집어 넣었, 지만,
역시 성의를 생각해서 받아두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
다시 꺼내서 살며시 뒷주머니에 찔러넣었다.
그리고 가보겠다며 인사를 드리고 차에 올라탔는데,
아빠가 이모 할머니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만다.

"이 놈이 그래도 이제 다 컸다고, 아까 이모님이 주신 돈을 담요 밑에 넣더라구요.
그 걸로 그냥 고기라도 사 드셔요."

그리고 이어진 이모 할머니의 말씀.

"아니 내가 주고 싶어 그런건데, 왜 그런 짓을 하고 그래?
할머니 성의 무시하고 그럴거면 너 다음부터는 오지 말어.
에이구, 그래도 진짜 다 크기는 다 컸구만."

나는 정녕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아빠가 참 원망스러웠다.
아, 젠장.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엄마가 전화를 한통 받았다.
그리고 그 전화를 내게 넘겨주었다.
이모 할머니다.
담요를 다 털어냈는데도 돈이 안보인다는 거다.









"그,글쎄요. 어딘가 있겠죠."

내 뒷주머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