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다른 회원분들 따라서 여기 와서 생일입니다 했었는데 몇년째 생일마다 여기 와서 생일이라고 신고를 하고 있네요.
그건 아마도 제가 여기 4970번 넘게 로그인을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최소한 제 홈피보다는 자주 온 것 같네요.

우리나라에 처음 피씨방이 들어왔을 때 인터넷 검색에서 radiohead.pe.kr 을 찾아서 여기로 처음 왔던 날,
채팅창에서 밤을 새우며 lowel, 야채 등 잊을 수 없는 친구들을 만났던 일,
처음으로 정모 나갔던 어느 12월 24일에 Gogh와 플라시보 누나를 알게 되었던 날, 델리스파이스 콘서트에 대해 얘기했던 것,
처음으로 1기가 만원짜리 유료 서버에 (3기가 어치였나?) 입주했던 일,
rhkorea.com도메인이 새로 생겼을 때,
서버비 없어서 여러 분들이 모금했을 때 이 사이트가 좋아서 순수한 마음으로 돈을 보탰던 일,
변변한 디카 하나 없는 내가, 여의도 출사에 나가 별이형, 후리징을 처음 만났던 날,
최강CJ 엠비언트 님과 동시대에, 인기 없는 선곡으로 윈앰프 방송을 가끔씩 했던 일,
엠비언트 님이 LET DOWN을 좋아하는 이유가 나와 같아서 놀랐던 일,
외국에 계신 우호님을 대신해서 중대 앞 야채 친구분 자취방에서 철판야채와 함께 티셔츠를 포장했던 일, 공구 역사상 가장 예뻤던 후드티를 팔았던 일,
지나가다 잠깐 들렀던 정모에서 멋있는 친구 상Q를 처음 만났던 날,
imaid였을 때의 성진이, 아스카, 캐서린, 담요 님 글들을 챙겨봤던 일,
이 넓은 서울 한복판 건대입구역에서 석스형을 우연히 알아보고 인사했던 날,
우호님 처음 귀국하셨을 때 강남에서 정모했던 일,
지언이 누나 잠깐 한국 오셨을 때 역시 강남에서 포르말린, 헤라, 처음 만났던 일,
시아 누나와 종로에서 즐거운 얘기들 나눴던 일,
우호님과 여러 회원분들의 노력으로 독립 서버로 이전했던 일,
SENG님과 우호님이 의욕적으로 사이트를 리뉴얼했던 일,
클럽 가기로 한 정모때와 12월 31일 정모때 나만 친척집으로 가야 했던 일,
그리고 군인 주제에 야채, 성진이와 우호형-secret님의 결혼식에 갔던 일, 다 생각나요.

여러분들은 '아레치와 나' 어떤 기억을 갖고 있나요?

저에게 아레치는 뭐랄까, 잠이 오지 않는 날에 채팅방에 들어가면 도란도란 얘기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 사이로 슬쩍 끼어들어도 그냥 좋은, 5년 전에 한 번 보고 다시는 못 봐도 얼굴을 잊어버리지 않고 가끔씩 그 때 이야기, 그 때의 미소가 생각나는, 2~3년에 한번씩 만나도 지난주에 만났던 것처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반가운, 착하고 편안한 사람들이 외로움과 미소를 나누던 피씨통신 시절의 적당히 촉촉하고 적당히 마른 그런 정서를 지키고 있는, 글 한번 안 써도 그냥 애착이 가는, 제가 아는 유일한 곳이예요.

한 살씩 먹을 때마다 제가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지 알게 되는 것 같아서--그 과정은 쓰지만요--다행이네요.
앞으로도 평화롭게 조용하게 살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PS. 그래서 이번달 정모는 언제입니까 종관아? 일년에 정모 한번 갈까 말까 하는데 그게 12월 정모다. 만들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