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동안 3년동안.
이제 끝났습니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잘 지내라는 말을 전화기 너머로 들었는데
뭐라할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고
한마디라도 더 듣고 싶었지만 별로 분위기가 좋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잘지내 끊는다 하고 바로 끊어버렸습니다.

어떤 방식의 연락도, 심지어는 아는 사람을 통해 듣는 소식도
그만하자고 하더군요. 배신감이 들꺼 같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느끼자마자 지난 3년동안 시간이 후회되고 지금까지 추억이
쓰레기가 되버릴 것만 같다는 생각에 꾹꾹 참았습니다.

이렇게 될거 같았지만 진짜로 이렇게 될꺼라고는 생각도 못한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합니다. 오늘일것만 같다 라는 느낌도
받지 못해서. 주위 사람들 조언은 다 경솔하게 무시해버렸고,
그랬기 때문에 누구에게 가서 힘들다 말할만한 처지는 못되지만
그래도 그때 내렸던 결정들이 후회되지는 않아요. 남들 부러워
할만한 추억도 생겼구요.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 나름 로맨틱하게
꾸며내서 말하기만 하면 될꺼에요
사람들은 그런 로맨틱한 얘기를 좋아하니깐 말이죠.

어떻게 만나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알고 있으니깐 어떻게
끝났는지는... 그래서 어떻게 됬어!? 라고 물어볼때 살짝 흐지
부지하게 말을 흐트러뜨리면 아 뭔가 말할수는 없지만 굉장히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이 있을테구나 라고 생각을 하겠죠.

혹시나 내가 모르는 뒷 이야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진심이 아니라 어쩔수 없이 그렇게 얘기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거나 그런거 말이에요. 사람들에게 우리 얘기를
들려주면 영화같다고 했으니, 뭐 그런 영화같은 말도 안되는
결말같은거 말이죠. 사실은 여주인공도 남주인공을 사랑했지만
여차저차해서 이루어질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이런거.

원래 계획은 여유가 생기면 한얼양이 호주에 있었던 시간동안
있었던 일들을 여기다가 적을 생각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해요. 한달반동안 있었던 일들 말이죠.
죽을때까지 다시는 절대로 갖지 못할 꿈얘기 말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1000일날 있었던 일들이에요
하지만 글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보류. 마무리.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어요. 진심, 아니면 결심.

진심이라하면 현실적으로 우리는 멀리 떨어져있기때문에
그쪽이 원한다면 두번 다시는 인연이 닿을수 없는 것이고
(제 일방적인 접촉이 아닌 이상)그렇기 때문에
저는 어쩔수 없이 다른 사람을 만나야하겠죠.

결심이라고 하면, 그렇게 차갑게 말할정도의 결심이었고
그 정도로 마음을 단단히 먹게 할 일이 있다는게 되고
제가 잊지 않고 계속 매달린다면 그 결심이 결국 거품으로
돌아가버려 아무 쓸모 없는 것이 되버리는 것이 될테니깐
저는 어쩔수 없이 다른 사람을 만나야하겠죠.

이런 사랑스러울 정도로 뻔뻔한 자기 합리화-


비밀님 저는 즐거운 연말이 되지 못할꺼 같에요.
하지만 슬퍼도 기쁘게, 우울해도 즐겁게.
연말이란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기쁘고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