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꺼져있는 그녀의 전화기를 향해 문자를 날렸다.
내용인즉슨,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

그러고 나서 2시간 가량이 지났을까.
누군가 내게 귀뜸을 해줬다.

밖에 손님이 와계신 것 같은데요.

문자를 봤구나,
그래서 찾아왔구나,
싶어서 심호흡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나도 웃어버렸다.
꽤나 공들여서 만든 굳은 얼굴이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문자 봤어?

아니, 문자 보냈어?
아직 핸드폰 안켜봤어.

지금 켜서 문자 봐봐.
헤어지자고 보냈으니까.

그녀는 핸드폰을 한번 보고,
나를 한번 본다.
그리고는 내게 정말이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들어가봐야 한다며 얼버무린다.

들어가 볼께.
조심히 들어가.

일이 끝나갈 무렵,
누군가 나를 부른다.

밖에 여자 친구 와있는 거 같은데요.






결국엔 칼로 물 베기가 되어버렸다.






나의 연애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헤어지자는 말을 먼저 한 것은.
헤어지자는 말과 함께 뒤 돌아 걸으면 그만인줄 알았다.
TV 속 연인들 처럼, 그렇게.
하지만 그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농담이야.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가 나의 가슴을 세차게 때렸다.
그 것으로 우리는 서로를 용서하기로 했다.






조금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문득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옛적 헤어진 그녀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나 어려운 작별 인사를 먼저 하게끔 만들었으니까,
바로 내가.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감정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 적이 있다면, 이라는 전제 조건.



아니라면,
하나도 안미안해.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