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글을 쓰다가 좀 덜 마무리된 상태로 올렸었네요. 말을 하다가 만 부분들은 수정했습니다. 우선 리플들 감사하구요. 그나마 정제해서 뽑아내니 나오는 반응도 훨씬 좋군요. 애초에 이렇게 글을 썼었더라면 더 바람직했을 것을. 저도 안타깝습니다^^ 저도 덕분에 여기에도 좋은 분들 많이 계시단걸 알게 됐고 가능하다면 자주 들러서 이런저런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이만하면 저에게도 의미가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어쨌든 리플을 달아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하며, 답변을 해볼게요.

담요//팬에 대한 생각, 그리고 팬모임의 성격이 어때야 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선 이미 제 입장은 피력했습니다. 담요님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 팬 모임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도 않고, 그럴 자격도 제겐 없으니까요. 피곤한 일상에서 돌아와 맞이할 수 있는 소중하고 아웅다웅한 공간이 부정당하는 경험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불쾌한 경험일 겁니다. 뭐, 어쨌든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이 그렇게 읽혀지지 않았다면 아쉽네요. 제 태도가 여유없음, 다양성의 배제, 극단적임으로 비춰졌다면 우선 결코 그런 의도를 가지고 글을 쓰지는 않았음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담요님의 말대로 저는 오히려 하나의 다른 생각으로 읽혀지기를 바랬는걸요. 그 첫 시작이 좀 오만불손했다면 그건 인정하겠습니다. 거기에 대해선 몇 번이나 밝혔듯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소모적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모적으로 여겨진다면 어떤 부분이 그러한지요? 제 글의 어떤 부분이 뜬구름 잡기 같이 느껴지신 건지? 적어도 제 글을 통해 몇몇의 사람들은 no surprises의 가사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을 해봤을 것이고, 그 외에도 나온 많은 주제들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고 실제로 나누었습니다. 전 이런 과정이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쩌면 이 과정이 생산적이냐 소모적이냐를 나누는 분수령은 앞서도 밝혔듯이, 팬모임의 성격에 대한 견해차이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lec//이번에도 elec님의 리플 덕분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대충 몇마디 하고 말까, 하다가도 님의 리플에 이끌려 이렇게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지요. 잠시 잡설이지만 요새 공연 때문에 미칠듯이 정신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짬을 내는 것은 전적으로 님 덕분입니다. 그런 면에서 토론에서의 님의 태도를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정중하고 진중함. 배려. 그런 것들 말이지요.

제 주장이 강요되는 것처럼 아직도 느끼신다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논증을 통해 주장을 펴는 궁극적 이유는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함이라고 했을 때, 그 상대방이 느끼기에 ‘설득’과 ‘강요’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저는 제 주장을 ‘설득’하려고 썼지 결코 ‘강요’하거나 남의 의견을 ‘묵살’하려고 쓴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이미 맨 마지막 문단을 통해서 밝혔구요. 담요님에 대한 답변에서도 다시 한 번 제 입장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전략적 방식(우호적이지 않고 적대적인 방식의)이 옳지 않았음에서 유래된 것이라면, 제 방식이 미숙해서 그런 것이겠지요. 혹은 잘못되었거나요. 이런 식의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겠습니다. 이와 참고해서 님이 추천해주신 책은 반드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철학의 경우 엄밀하고 명석한 언어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게 철학의 생명이기도 하구요. 저는 그러나 예술을 논할 때도 그것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으로 예술을 지배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비평과정을 통한 담론이 그 예술의 외연을 좀 더 넓히는 작업이 될 것이고 그것 또한 넓게 봤을 때 예술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 주요한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제 해석‘만’이 전적으로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논증을 통해서 이 과정을 겪는 이유가 바로 ‘좀 더 타당한 해석’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면 저는 그 이유 때문에 이렇게 논증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님의 논증에서 부족한 것이 있는데요. 제 해석이 하나의 취사선택된 관점에서 쓰여진 것처럼 기존의 해석 또한 하나의 취사선택된 관점에서 쓰여졌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 해석과 기존의 해석이 가지는 차이는 무엇인가요? 단지 기존의 해석이 ‘선행’되었기 때문에 제 해석보다 기존의 해석이 옳은 것입니까? 여기에 대한 답은 더 말할 필요 없이 님이 더 잘 아실 거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저 역시 님의 정치적 입장과 저의 입장이 비슷하다는데 동의합니다. 지금 나누고 있는 이야기도 쓰다보니 그리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구요. 님과는 좀 더 재밌는 이야기가 가능할 것 같으니 일단은 조금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습니다 :-)

철천야차//전투적... 맞습니다. 어려서 그렇습니다. 원래 제 감수성이 깨지는 경험을 할 때 사람은 과잉반응하기 마련이지요? 그 감정의 컨트롤에 조금 미숙했습니다. 마지막 문단이 특히 좀 그렇습니다. 두 번째 글을 쓸 때도 많이 누그러뜨린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와서 약간 삐져나오고 말았군요. 그래도 제 선에선 나름대로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었답니다^^; 지금 보니 약간 불손하게 느껴졌겠다도 싶군요. 하지만 (몇 번을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결코결코결코결코 네버네버네버네버 절대적인 잣대를 들이미는 건 아니었음을 밝힙니다.

정모 재밌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왠지 나가면 이미 한바탕 벌려놔서 절 싫어하실 분들도 꽤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기는건 어쩔 수 없군요 ㅎㅎ. 영화잡지는 씨네21 봅니다. 씨네21을 보면서 불편해본적은 딱 떠오를 만큼 많이는 없었고, 전반적인 퀄리티를 떠나서 한겨레의 잡지들의 전체적인 디자인(특히 표지디자인)과 이슈선정능력에는 찬탄을 아끼지 않는 편입니다. 이만하면 궁금증이 조금은 풀리시나요?

캐서린//혈액형 공화국에 살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시네요. 하아.. o형입니다.

닉이라는이름은없다//해석은 올렸습니다. 별 차이가 없다니... 저녁에 시간 나시면 다시 한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리드//저에게도 즐거운 경험입니다. 가끔 논쟁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요?

새턴링즈//역시 어느 게시판이든 ‘닥눈삼’이 필요한 걸까요? 감정적으로 신경긁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이번에는 거의 없죠?

Tabitha//그럴 땐 그냥 구경하시면 됩니다.

어흥//이 판에 같이 끼실래요? ㅎㅎ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밤늦은 시간에 달린 리플이 많네요. 전 새벽 4시의 인간들을 사랑합니다. 몸 챙기지 마시고(비꼬는거 아니에요), 좀 더 풍부한 감수성으로 살아가세요. 행복한 인생보다 좀 더 많이 느끼는 인생이 전 더 인간으로써는 훌륭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