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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지방질은 훌륭한 나의 런치
덥다라는 말을 하루에 몇번이나 하는걸까.
겨울이 오면 여름을 그리워하고 여름이 오면 겨울이 그립지만
이번 겨울만큼은 여름을 그리워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쥬시한 체형이라 선풍기를 애인처럼 끼고 살지 않으면
이 무더운 여름이 쉽지가 않다. 에어콘이라도 있으면
수월할텐데 우리집 에어콘이란 건 1,2차방정식보단
미적분을 더 좋아하는 듯하다.
주인에겐 아무말도 없이 덜컥 고장이 난 것이다.
이순신장군의 적이라도 된 것 같은 허탈한 표정으로
나는 에어콘의 죽음을 멍청하게 바라봤다.
미적지근하고 쾌쾌한 공기가 살갗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끈적해져서 키보드의 버튼이라도 누르면 울컥하고 땀방울이
솟아올라올 것 같다. 더워서, 물도 더워하는 것 같다.
세탁기로 들어가는 꿈을 꾸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인사하고 나서 뚜껑을 닫았다. 스위치는 누르지 않는다.
1평도 안되는 공간에서 나는 드럼세탁기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생각하며
쭈그리고 앉은채 눈을 감는다. 통 속의 어둠은 왠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댓글 1
라고 하니깐 완젼 시원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