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술이라고 해야할지,
요즘엔 아무말에나 잘 웃는다.
그냥 재미없어도 웃는다.
다행히도 상대방은 그런 나의 모습에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오랜만에 대학 선배를 만났다.
지하철 안에서였고, 나는 막 졸다가 깬 상태였다.
선배는 저쪽 끝에서 크게 내 이름을 부르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고 나서 그 큰 손으로 내 등을 세게 내리치며
오랜만이다! 라고 외쳤다.
나도 네! 하면서

헤헤헤 웃었다.

속으로는 미묘한 감정들이 데칼코마니처럼
우왕자왕 뒤섞이며 얽혀졌다.
나는 아무래도 사회적인 동물은 아닌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