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단거리 나들이 용으로 사용하는 택트를 이용함에 있어서

필시 헬멧과 함께 안전하고 정도를 지키는 운행을 하고,

운행 전에는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정갈히 하는 단전호흡을 병행하며,


혹여나 운행중에 빨간 불이 들어온 한 밤중의 교차로에서

텅빈 도로의 달콤한 유혹도 곧잘 참아내는 것은 물론이오,

'도로 위의 과부 제조기'라는 몇몇 몰상식한 총알 택시기사의

낯뜨거운 도발 및 위협에도

'규정 준수', '안전 보호구 착용', '방어 운전'의 완벽한 삼위일체로

무사고 운행을 한지 벌써 10개월..


심지어 모 초등학교의 병설 유치원 병아리반의 '강지애' 어린이에게 조차

'아 좀 밟아봐라! 이 소심한 자식아!'

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겸허한 운전자세를 지향,


오늘날 혼탁하고 경망스러운 택트 라이더들이 만연한 이 사회에서도

스스로 건전하고 밝은 라이딩으로

모든 택트 유저뿐만이 아니라, 바이크 라이더 모두에게 귀감이 되고자 노력했던..

저, 본인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개념 라이더'였습니다-




문제는 오늘 밤에 발생하였습니다.


지하철 막차를 타고 역에 도착,

역에서 집까지 타고갈 택트에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하는데,

이거 뭔가 느낌이 이상한 겁니다.


다시 멈춰서서 꼼꼼하게 살펴보니깐

핸들이 움직임과 앞바퀴의 움직임이 미묘하게 따로 놀고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왼쪽 오른쪽, 같이 움직이지만,

어느 부분에선가 핸들은 돌아가는데 바퀴가 제자리에서 멈춰있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계속 핸들을 틀어보면 '턱' 하고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난 뒤에는 다시 바퀴가 같이 움직입니다.

반대쪽 방향도 마찬가지이고요.


글로 표현하기 참 어렵지만,

핸들을 틀었음에도 불구하고 앞바퀴가 움직이지 않는 미묘한 공간이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유격이라고 하나요?-


그냥 막연히 '핸들과 바퀴 연결하는 어느부분이 헐거워 진거겠지' 라는 생각에 다시 출발했는데

속도를 좀 내니깐

미친듯이 혼자 흔들려버리는 앞바퀴 때문에

본의 아니게 '양아치 라이딩'의 대표 기술격인

'앗싸!! 호랑나비 온 더 로드'를 시전하게 되었습니다.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

휙휙 갈지자로 도로를 꺾어 나가며

도로 한 가운데에 겨우겨우 멈춰섰습니다.

-누가 봤으면 굉장히 추한 모습이었을겁니다-


참 다행이었습니다. 한 밤중이라 4차선 도로에 차가 한대도 없었거든요.

바짝 쫄기도 하고, 약간 멍해진 상태로

남은 거리를 자전거(거의 세발 자전거)의 속도로 운전하여 겨우 집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조금 정신을 차리고 보니깐

발까지 동원하여 제동하느라

여자친구가 사줬던 오니츠카 운동화가 한쪽이 헤어지고

정강이 안쪽이 살짝 까졌네요.



정말 사람죽는건 한 순간인가 봅니다.


이글을 쓰는 지금도

위협적으로 얼굴을 향해 달려들던 검은색 아스팔트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오토바이 타시는 분은 다들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