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과제에 치여 살고 있습니다.
마치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대학때는 마시고, 취하고, 자느라 바빠서 도저히 과제를 할 엄두가 안났는데,
지금처럼 했으면 벌써 졸업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어쩐 일인지 전혀 후회스럽지는 않습니다.
다시 학원 얘기로 돌아가자면,
역시 이 쪽 일이 적성은 적성인가 보다 싶습니다.
즐겁게 몰두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체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속도전에 있어서는 백전백패이기 때문입니다.
느린 손은 여러모로 환영받지 못하겠죠, 아마도.

학원 선생은 무섭다고 소문이 난 사람입니다.
학원측에서는 이걸 자랑하더군요.
저는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사실 저는 싸가지가 없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뱉는 말이 아주 일품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악역도 필요한 법이예요.
하지만 아무도 악역따윈 맡고 싶지 않겠죠.
그렇다면 제가 하겠어요.
저 하나를 희생해서 학생들이 잘 될 수만 있다면... 스파르타!"
라는 식의 명분이 있기 때문에 그냥 얌전히 굴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잘 된다면,
"역시 나의 엄한 가르침 덕이군."
"역시 선생님 덕분입니다."
라며 학원 홈페이지의 <저희 학원은 선생님이 무섭니다.>
라는 문구의 폰트를 20pt로 키울지도 모르죠.
어쩐지 서글픈 일입니다.

사실 제가 학원에서 가장 서글픈 일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찐따 취급을 당한다는 겁니다.
자기 소개 시간도 없었고, 학생들끼리의 레크리에이션 같은 것도 없길래-
그저 묵묵히 드나들었더니 어느샌가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습니다.
뭐, 이건 제 잘못일 수도 있고, 제 잘못이 아니어도 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접대 방식을 바꿔 다른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물론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는 있겠죠, 기회가 된다면.)
학생중에 매우 시끄러운, 제가 딱 싫어하는 스타일의 수다쟁이 여학생이 있는데,
이 여학생과 건너 건너 친해지는 일은 절대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