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그딴 밴드 공연 절대 안갈꺼다' 라고

며칠 전부터 도서관 창문 안으로 그들의 음악이 들릴때까지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다짐이라고 할것도 없이,

굳이 가서 '넌 내게 반했어' 같은 노래는

별로 듣고 싶지도 않았으니깐요..


노브레인을 이제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특정 정당에 노래를 팔았던 사건 이후로는, 오히려 싫어졌었죠.

근데 갔습니다.

이상하게도 공연하고 있는곳에 가버렸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깐

불대갈 (이젠 이 이름으로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뭐 그래도 예전에는 좋아하던 밴드였고,

어차피 도서관 시끄러워서 더 이상 공부하기도 힘들거 같고,

스스로에게 별별 이유를 대가며 그냥 혼자서 갔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잡놈 패거리나 청년 폭도 맹진가 같은 노래까지는 아니더라도

청춘 98정도는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좀 있었죠.

물론 이런 노래들은 안했지만,

바다 사나이는 했습니다.

이 노래 하기 전에 불대갈이

"여러분. 여러분들은 나이 먹어도 철들지 마세요" 란 말을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느껴지던

가슴이 턱턱 막히는 씁쓸함이란.........





역시나 마지막 곡이라고 소개하고 넌 내게 반했어 부른다고 하길래 그냥 왔습니다.

분명 앵콜도 부를테지만 청춘98은 안할거 같아서 그냥 왔죠.



오버에 올라간 걸로,

차차가 탈퇴한 걸로,

넌 내게 반했어 같은 노래 부르는 걸로,

골수 팬들이 까는건 별로 공감이 안갑니다.

노브레인도 그들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 공연 본 학생들의 상당수는 98년도에 10살 정도였거든요.

청춘98 해봤자 다들 '이건 뭥미?' 했겠죠.

실제로 넌 내게 반했어 할때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봤는데,

어쩌면 저는 이제는 변한 노브레인에 화가 나는게 아니라,

제 추억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화가 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펑크락 공연보고 이렇게 마음이 가라앉고 슬프기도 처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