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도 너무 먹었습니다.

매일 뻔한 일상을 떠내려 보내고 있어서인지, 특별할게 없기에 머리에 공간을 내줄 가치도 없어서인지, 어제 점심에 뭘 먹었는지 먹기는 했는지도 잘 기억이 안날 때가 많아요.

아레치는 참 추억이네요. 추억 특 보정 효과가 붙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저도 그들도 다 반짝였던 거 같아요. 그런데 조금 더 오래 음미하고 있다보면 조금 찝찝해지기도 해요. 뭔가 추한 기억들도 스멀스멀 되살아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아, 그 때 왜 그랬지? 난 진심이었는데 너무하네. 나쁜 마음이 있어서 그랬던건 아니고 그냥 제가 멍청했어요. 미안해요.

깨진 유리 조각마냥 반짝이는 추억이네요. 굳이 만져서 좋을게 없을 것 같지만, 한껏 예쁘게 반짝이는.

AI 없이는 못 사는 상태가 되었어요. 처음에는 의심하고 경계하며 몇 번이나 확인하고는, 그럼 그렇지 속을뻔 했네 역시 내가 개입을 안 할 수가 없다니까— 라며 알 수 없는 묘한 만족감을 느꼈는데, 요즘에는 믿고 맡겨요. 정확히는 AI를 믿게 되었다기 보다는 나를 못믿게 된 것에 가까운 거 같네요. 아무렴 멍청한 나보다 네가 낫겠죠. 이제는 AI가 뚝딱 만들어서 쏟아내는 결과물을 들여다보고 이해해보려고 할 엄두도 안나요. 괜찮겠죠. 어차피 그들도 직접 확인하지 않고 AI로 요약하고 이해한 시늉만 낼테니.

새 아레치에서 AI님의 은혜가 잔뜩 느껴지더라고요. 고개가 끄덕이면서도 어쩐지 거부감이 들기도 해요. 아마 AI님도 지금쯤이면 저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을 것 같으니 정당방위라고 생각해주세요. 저는 Em Dash—와 가운뎃점· 단축키도 숙지하고 있답니다.

많은게 변했네요. 너무 많이 변했어요. 그래서 더 추억이네요.

생각지도 못했던 소환 요청이 꽤나 반가웠고 살짝 들뜨기도 했어요. 다음에 또 종종 염탐하고 가겠습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