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지나쳤던걸까.
약 칠백만 바이트 분량의 노래들을 송신했지만, 내 방송을 끝까지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CJ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적극적으로 그들과 교류하고자 했던 나의 소박한 계획은, 어쨌든 지금으로선 완전히 실패한 셈이다.

처음엔 이 사이트에 접속하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음악적 취향을 고려해 브릿팝과 인디계열들을 위주로 선곡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아 결국 SES의 \'꿈을 모아서\'를 리스트에 올리는 등 점차 무리수를 두기에 이르렀다.
한참이 지나고 스피커에서 윤상의 \'이사\'가 흐를 무렵, 드디어 한명이 접속했다.  
나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윤상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춤을 추다가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시던 어머니가 무슨일이냐고 물으시며 방으로 건너오시자 어머니께 사정을 말씀드리고는 감격에 겨워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하면 물론 거짓말이고.
다음에 이어 틀 노래를 찾기 위해 부산히 마우스를 굴리기 시작했다.
문득 알량한 서푼짜리 귀를 과시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 얼마전 모잡지의 샘플러 시디에서 처음 \'주워\' 들은 \'포스털 서비스\'란 그룹의 노래를 선곡해 놓고는 마치 수년전부터 이 들을 알고 있었다는 듯 뻔뻔하게 멘트를 하기 위해 씨디 부클릿을 뒤적거렸다.
드디어 윤상의 지겨운 노래가 종반부에 다다르고, 나는 멘트를 하기 위해 마이크를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독엽입니다. 어쩌고 저쩌고...\"
2분여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서, 뻥 조금 보태서 숨한번 안쉬고, 단 한명의 청취자를 위해 그렇게 열정적인 멘트를 해냈다.  
그러나 이럴수가.
(이글을 읽고계신 많은 분들이 이미 예감하셨겠지만) 멘트를 끝내고 모니터를 봤을 때 나는 절망하고 말았다.

\'0 of 32 listeners\'

무엇이 그리도 그를 불편하게 했던걸까.
선곡이 맘에 들지 않았을까.
아니면 내 멘트가 너무 지루했나
오만가지 생각들로 머리가 깨질 듯 아프진 않았지만 무척 기분이 상했다.

결국,
나는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그의 낡아빠진 컴퓨터에 있다고 단정지을 수 밖에 없었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불안정한 인터넷 연결 상태로 인해 언제든지 접속이 끊길 수 있었던 것이다.

아..
하지만 자정 무렵, 무심코 티브이를 켜자, 기다렸다는 듯 나레이터가 소리쳤다.
\"IT 강국, 대한민국...\"

아..
시간을 초과하면 글이 날아간단다..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