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소닉 보구! 어제 돌아왔답니다

생각보다 정말 힘들더라구요 \'ㅁ\';;; 내년을 위해 지금부터
꿀꿀 먹고 토실토실 살찌워 놔야겠어요

트래비스, 블러, 퍼들오브머드, 더킬즈, 스트록스, 스타세일러,
스테레오 포닉스, 블론디 등등.. 대충 이렇게 본거 같은데요

라디오헤드는 췌고의최고의췌고의최고의최고의최고에최고노최고의최고의최고였어요

이틀째 마지막 공연이었는데, 아마 거기 잇던 모든 사람이 진이 빠지도록 기다렸을 거에요
나처럼 첫날내내, 둘째날내내 다른 공연들을 보면서
무대 위에 라디오헤드가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설레여했던 사람들도 많겠죠

무척 길고 긴 세팅을 보면서 정말 초조했어요
다른 밴드는 기타 베이스 드럼 이렇게 올라오는데
스트록스가 들어가고 세팅이 시작되자
쟈니가 만지는 그 이상한 기계; 들과 피아노, 기타 등등 무척 많은게 올라오더군요;
조명도 라됴헤드만 특수 조명이엇구요... 헤헤

너무 길게 느껴지던 세팅 시간, 어느 순간엔가 깔리던 음악이 멈추더군요
조명이 꺼지고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스탭들이 앞에 와서 쭉 서자
차라리 거짓말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ㅁ\';
이번에도 다른 밴드가 나올거 같은데, 아직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맨 처음에, 데어데어의 북소리(!)가 울리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막상 실제로 보니까
탐은 왜 그렇게도 작고 말랐는지
눈물이 펑펑 났어요

저렇게 작은 사람이 그 모든 걸 해왔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았죠

01 there there
02 2+2=5
03 exit music
04 morning bell
05 national anthem
06 backdrifts
07 sit down. stand up
08 no surprises
09 bones
10 kid a
11 go to sleep
12 just
13 a punch-up at a wedding
14 paranoid android
15 idioteque
16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encore:
17 pyramid song
18 a wolf at the door
19 karma police
20 creep


시간이 어떻게 흘렀엇나 모르겠어요
탐은 대체로 담담한 목소리로 (감정을 절제하는듯한) 몇 안되는 멘트를 했어요
곡이 끝난 후 아리가토, 라고도 몇 번이나 말했고
(많은 뮤지션들이 아리가또, 땡큐 재팬, 아이라부도쿄 등등을 말하는데
너무 부러웠어요!!!!!!!!! 땡큐 코리아란 말이 너무 듣고 싶었다구요~)

목소리가 만져질 것처럼 들리는게 실감이 안나더군요
내 친구는 몇번이나, 라이브 비디오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어요
\'실감\'이란 게 막상 잘 안되고, 나중에는 그게 아쉬움으로 남지요

몇 번의 멘트가... 벌써 흐릿하게만 떠오르네요
게다가 영어로 들어서 -_-;; 머리속에 번역기를 돌리다보니...
\'bones\'를 부르기 전에는 \'THIS SONG IS FROM BENDS,\'라고 했고
또 무슨 곡인가를 시작하기 전에는
\'OH, ED NEEDS HELP\' 라고 말하는듯 했던 것 같은 기억이 나네요
(완전히 잘못 들었을수도 있찌만 -_-;; 암튼 에드가 무슨 트러블이 있는듯했는데,
곧 아니라고 손사래를 살래살래..)

한곡 한곡이 나올때마다
대체로 냉정하게 공연을 보던; 일본관객들이

(썸머소닉을 보면서 내내 느낀 점이랍니다..
어쩜 그렇게도 초연-_-하게 공연을 보는지!
뮤지션이 자주 와서 그런지.. 국민성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였으면 관객들이 가그린 원샷한듯 거품을 물 제스처에도
일본 관객들은 약간의 환호성 정도가 다였거든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들 미친척 방방 뛰었어요
정말 다른 누구의 공연에서도 터지지 않았던 엄청난 환호였지요

거기에 응답하는 탐의 댄스는 정말 최고!

작고 새 같은 몸으로 마이크를 잡고 뛰어다니는 모습
손은 마이크에 있고 온 몸이 무대를 돌아다니다가
노래하는 부분이 오면 착, 다시 마이크로 몸이 감겨오는 것 같은 춤이었어요

(얼마나 귀여운지!)

셋리스트에 있듯이... 2,3,4,5,6번째 앨범에 있는 곡들을 둘레둘레 불렀구요
대체로 곡 소개 없이 넘어갔어요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를 부른다고 얘기할 때 정말 행복했어요
최근 라이브의 셋리스트에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가 있는 걸 좀 보긴 봤는데
정말로 듣고 싶었던 곡이었거든요

몇번이나 나를 살고 싶게 하고, 몇번이나 죽고 싶게 했던 곡이죠

이 곡을 들을때만큼 무언가가 \'실감\'된 적은,
라디오헤드가 내 앞에 있다는 걸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가 끈나면서 바로 이디오테크가 나왔을때는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전기뱀장어가 지나가더군요...

공연에 정말로 몰두하는 콜린이 너무 멋있어 보였구요
쟈니의 피아노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엘라스틴보다 이쁜 머리결을 찰랑이며 고개를 푹 숙이고 피아노를 치는 모습
바짝 마른 팔과 턱을 보면서, 이 사람이 라디오헤드다, 라고 생각을 했었죠...
에드는 어쩜 그렇게 키가 큰지... 탐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도 좋을듯;

에브리씽 인 잇츠 라잇 플레이스까지 하고 무대가 비었어요
쟈니와 에드는 오래까지 무대에 남아서 앉은 자세로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죠
(난 진짜 라디오헤드가 만든 소리를 듣고 있었던거에요!)

약간 어두워진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조용히,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 같은 박수를 치고 있었죠
다시 나올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끝을 향한다는 걸 받아들이기가 싫었어요

(일본 애들은 절대 앙콜이란 말을 안하더군요.. 발음이 안되서 그러나? -_-;;
아무튼 블러때도 그렇고, 밴드가 들어가면 그냥 쭈욱 박수만 치고 있고
울나라처럼 앵콜! 앵콜! 이러지는 않았어요)

다시 다섯 사람의 형체가 조명 아래로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놀라움이나, 신기함, 이런 게 아니라 반가움과 안도감이 들더라구요
헤헤 얼마나 봤다고 그새.. -_-;

피라밋송이었나.. 를 하는데
(이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갑자기 탐이 손을 저으면서 멈추라고 하더니
쟈니보고 먼가 이상하다고 말을 했지요

튜닝이 이상하다고 한건지, 뭐 대충 그런 느낌이었는데
쟈니가 기타를 6,5,4번 줄을 촤르르 쳐보면서 \'아니? 괜찮은데?\' 라고 하는 듯했어요

하하 사람들은 막 함성 지르고
첨부터 다시 했찌용 \'ㅁ\' 귀여버라

카르마 폴리스까지 하자, 이제 정말 끝났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 때 탐의 멘트가 잊혀지지가 않네요
\"THANK YOU, VERY, VERY, VERY MUCH.\"

very, very 를 하나하나, 공들여 말하는 데, 정말 얼마나 기뻐하는지가 가슴까지 전해졌어요

제 생각에 크립은 안하려다가 한게 아닌가 싶었어요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너무 열광적인 반응에 약간의 망설임끝에 결정한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탐이 밴드를 바라보며 약간 으쓱(?!) 하듯이
꼭 \'그럼 하자,\' 라고 말하는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오사카에서도 크립을 했었는지 무척 궁금했는데
안했다고 하네요-

\'이것은 무척 러블리한 송이다\'라고 말했죠
고맙다고, 좋은밤 되라고 했었던 것 같네요

그 뒤에 나오는 크립의 전주.....
그건 선물이었어요, 정말로...



공연은 끝났고, 나는 이제 서울에, 내 집에, 컴퓨터 앞에 있는데.

참 말로 표현한다는게 어렵군요

기억이라는 건 불완전하기 짝이 없고
공연은 2003년 8월 3일이라는 시간에 못박은 듯이 있는데
내가 거기서부터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어려워요

공연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땡큐 라디오헤드라고 소리쳤어요
그들도 우리에게 고마워하지만
난 늘 너무 고마워서... 그리고 내가 말하는 걸 들을 수 있는 거리에 잇다는게, 꼭 말해주고 싶어서..

무엇이 진짜인지는 어렵지만
그래도 비디오랑 오디오가 아닌
\'진짜 라디오헤드\'를 보면서, 소리를 지르면서, 눈을 감고 들을 수 있었다는건
아름다운 일이에요


딱 한번만 보는게 소원이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까 삼십번만 더 보고 싶네요;;
막상 쓰다보니까 길게 써서.........
따로 후기 안써도 될듯;;

(참, 멘트 같은거, 어느 곡에서 무슨 멘트했나
좀 착오가 있을수도 있어요~ 헤헤)


한국이란게
믿기지가 않아요 -_ㅠ 흑



p.s 공연 첫날, 인도어 스테이지를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무슨 줄이 길게 서 있고 끝에 커트라인을 만들어 놓은거에요
사람들 사이에 \'250명만 라됴헤드 싸인 받는 줄\'이란 소문이 널리널리 퍼져서 -_-;
사람들 줄에 몰래 끼려고 난리도 아니고;;;
나도 줄 몰래 꼈다가 인형뽑기 하듯이 딱 골라내져서 잡혀 나오고 했는데

으아아 진짤까? 아닐까? ㅠ_ㅠ 하면서 백번 근심스러워했어요

그런데 몇시간 뒤에 생각났는데
그 시간에 라됴헤드는 오사카에 있어야 하더군용 _-_;;;;

우쩜 그리 단체로 바볼까 -ㅁ-;; 헤헤
좋아하는 거 앞에선 이성이 사라지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