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의 너무나 고전스러움에 대한 감상에서 탈피하고 싶었을 무렵
때 맞춰 다가왔고 들을수록 좋아지는 드뷔시의 음악.

흔히들 중고등학교 때 음악 교과서에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으로 처음 들어보지 않았을까요
아래 프쉬케님 말처럼 이상하다거나 불편하게 느꼈을 가능성이 다분한.
그 외에는 그저 피아노 명곡집에 등장하던 \'아라베스크\'나, \'꿈\' 그리고 \'달빛\' 같은
비교적 접근하기 쉽고 서정성 짙은 곡들만 들어보았는데, 참 좋다고 느꼈었어요.

그 후에 인상주의로 표현되었다는 중기, 후기 곡들 중에서는
\'판화\', \'영상\' 그리고 preludes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판화\'는 어렵지 않게 정말 인상깊게 남았고, 첫번째 \'pagodes\'에는 반해버렸다는..
언젠가 내 손으로 제대로 연주하겠다고 지금도 소망하는 중(...)이에요.

그런데 \'영상\'과 프렐류드는 사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영상\'은, 그 음악의 영상미에 좋아하게 됐지만 프렐류드는 아직도 친근하진 않아요;

그 즈음에 같이 접한 게 딸을 위해 작곡했다는 children\'s corner.
어린이를 위한 것인만큼 동기도 어렵지 않고 전개도 재미있는 곡들.
뚜렷하게 굴곡이 있는 건 아닌지만 독특한 선율이 인상깊고, 듣기에도 쉬운 편이에요.

드뷔시의 곡들은 하나의 영상, 이미지, 색채에 가깝게 표현되어 상상의 한계가 없어보여요.
그의 곡 쓰는 기법에는 이런 방향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회화적 느낌을 주는 드뷔시 곡들은 악보상에서도 그런 점을 볼 수 있어요.
실제로 chileren\'s corner 중에 snow is dancing의 악보를 보면
정말 음표가 눈처럼 흩날리고 있죠 (...)
그가 직접 사보한 곡도 하나의 미술작품 격이 아닐까요;

여담인데, 대가들의 자필 악보는 대부분 본인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휘갈긴 정도여서
그럼 사보는 왜 했을까, 알아보긴 할까.. 괜한 의문이 들곤 했거든요.
하긴 그 정도의 대가라면 꼼꼼한 사보의 필요성을 못 느꼈을지도 -_-;

드뷔시 음악을 제대로 들은지 오래되지 않아서
지금까지는 피아노 곡 위주로 접했는데, 다른 것들도 하나씩 만날 계획이에요.
음반은 프랑스 연주자 미쉘 베로프의 것을 가지고 있는데
아라베스크, 베르가마스크 조곡, 그 외 몇몇 피아노 작품들이 들어있어요.
지금 빌려서 듣고 있는 것은 Walter gieseking의 것. 연주자에 대한 정보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인께 추천 받기를, 미켈란젤리와 프랑소와의 연주가 좋다고 하시네요.

아. 그리고 분명히 각자 다르지만, 한 축에 두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셋.
드뷔시를 포함해서 에릭 사티와 라벨도 너무 좋아요.

다음에 누가 사티랑 라벨씨 얘기도 해봐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