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빼다가 책장 하나가 무너져내려서;; 다시 정리하던 중에,

구수한 곰팡이 냄새를 잔뜩 머금고 있는 책을 한권 발견하야 이렇게 또 글을 쓰게 되네요.

혹시 시인 seamus heaney를 아시는지..;;

아일랜드의 시인인데요, 1995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셨어요.

(아일랜드의 민족적 정서를 리얼리즘 기법으로 표현한 시들로 상을 받으셨더랬죠)

비평가, 문학사가, 번역가, 교수 등으로도 활동하셨구요. (아마 영문학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할 듯)

저는 아직도 seamus heaney 할아버지;의 시집과 마주쳤던 첫 순간을 기억하는데요,

동네에 다 망해가는 한 서점에서 폐점세일을 한다길래 용돈 모아놓은 거(5만원쯤 되었던 거 같네요) 들고

수업 끝나자마자 달려갔어요. (학교에서 수업시간 내내 돈 잃어버릴까봐 수업도 제대로 못듣고 안절부절했던

기억이...ㅋㅋ 당시 초등 6학년이었던 제겐...음...큰돈이었죠-_-)

정말 책 몇천, 몇만(?)권이 해일처럼 눈 앞에서 쏟아지는데, 뭘 사야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라구요. 책에

깔릴까봐 저쪽 구석으로 갔는데, 거기가 하필이면 시집코너였어요. 이것저것 훑어보면서 아저씨가 책장

다 뒤집어 엎을 때까지 기다렸는데... 그 때 제 눈에 띈 것이 바로바로 학영사에서 나온 seamus heaney

할아버지의 \'최초의 비행\'이란 시집이었던 것이죠. 쪼그리고 앉아서 금세 절반을 다 읽고, \'이거다\' 싶어서

바로 이 책만 사들고 집으로 달려가서 읽고 또 읽고... 그 때 하도 많이 읽어서 지금도 그 책에 나온 시는 거의

외우고 있을 정도-_-;; 세일덕을 못본 게 좀 한스럽군요(당시 그 책 3천 5백원이라 세일 안했음)

나중에 중학생쯤 되어서부턴 영어로 된 히니 할아버지 시집을 사모았어요. 선집 하나랑 \'자연주의자의 죽음\'

이랑 예이츠/워즈워드 시 편집하신 거랑 이렇게 몇권 있는데... 아무래도 영어다 보니 손이 잘 가진 않네요.

-_-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 한편과 허접한 번역; 올려드릴게요.

(국내엔 히니 할아버지 시집이 거의 없는 걸로 아는데..;; 영어로 봐야 제맛이니 이참에 원어시집 한권

주문하시는 것도...;;)



mid-term break

I sat all morning in the college sick bay
Counting bells knelling classes to a close.
At two o\'clock our neighbors drove me home.

In the porch I met my father crying-
He had always taken funerals in his stride-
And Big Jim Evans saying it was a hard blow.

The baby cooed and laughed and rocked the pram
When I came in, and I was embarrassed
By old men standing up to shake my hand

And tell me they were \"sorry for my trouble,\"
Whispers informed strangers I was the eldest,
Away at school, as my mother held my hand

In hers and coughed out angry tearless sighs.
At ten o\'clock the ambulance arrived
With the corpse, stanched and bandaged by the nurses.

Next morning I went up into the room. Snowdrops
And candles soothed the bedside; I saw him
For the first time in six weeks. Paler now,

Wearing a poppy bruise on his left temple,
He lay in the four foot box as in his cot.
No gaudy scars, the bumper knocked him clear.

A four foot box, a foot for every year.


중간휴식

나는 아침내내 대학 의무실에 앉아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를 세고 있었다.
두시 정각에 이웃이 나를 집으로 태워다 주었다.

현관에서 울고 계신 아버지를 보았다-
아버지는 언제나 장례식을 수월하게 넘기셨고-
빅 짐 에반스는 그것을 대단한 불행이라 말했다.

아기는 키득거리며 유모차를 흔들었다
내가 들어갔을 때, 나와 악수하려 서있던 노인 때문에
나는 당황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내게 \'유감이라고\' 말했다
속삭이던 소리들은 낯선 이들에게 내가 장남임을 말해주었다
멀찍이 학교에서, 어머니가 내 손을 감싸쥐시며

사납고 메마른 한숨을 뱉어내셨기 때문에.
열시 정각에, 간호사들이 지혈시킨 시체를 실은
앰뷸런스가 도착했다.

다음날 아침 나는 그 방으로 들어갔다. 눈발과
촛불이 병자의 머리맡을 달래주었다, 나는 6주만에 처음으로
그를 보았다. 지금은 더 창백했다.

왼쪽 관자놀이에 오렌지빛 멍을 입고
어린이침대에서처럼 4피트 박스 안에 누워 있었다.
화려한 상처 하나 없이, 범퍼는 깨끗이 그를 쓰러뜨렸다.

4피트 박스 하나, 해마다 한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