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후배가 졸업논문을 쓴다는 얘기에 다시한번 시간의 흐름에 경악.
생각해보니, 뭐못가리던 막내놈은 벌써 대학생이라고 기말이다뭐다 연락해도 무심하다.

오랜만에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봤다. 디비디란 좋은 것이다.
모니터가 작은 건 어쩔 수 없으니 패쓰~
피터오툴을 비롯, 연기자 대부분의 아름다운 마스카라질과 곱게 그린 아이라인에 다시한번 감동.

그래. 그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를 두려워했지. 저도 두려웠어요.

98년이었나, 지금은 없어진 충무로의 대한극장(이었는지 명칭은 확실치 않음)에서
70미리상영극장 최후의 어쩔씨구리-해서 \'아라비아의 로렌스\'완전판을 상영했었다.
겨울이었던 것 같으다. 조조볼려고 아침에 힘겹게 이불에서 빠져나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조조는 할인으로 4000원이었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땐 허술한 관리덕에
1회 끝나고 담회까지 연달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연유로 4시간 넘는 이 영화를 그 해 겨울, 나는 6번을 볼 수 있었다.
대작이고 뭐고 영화쪽엔 문외한인 본인은 그냥 사막을 보는 게 좋았고,
이유도 없이 그냥 이 기나긴 영화가 좋았다.
생각해보면 가끔씩 나를 괴롭히는 요통은 이때가 원인이었던 것 같으다.

페이퍼북으로 나온 일곱개의 기둥을 교보의 해외서적부스에서 발견하곤
영어는 개뿔이 안되는 스스로를 저주하며 돌아서던 그 시절.
(참고로 영어는 지금이 더 안됨;)
사상이니, 시니, 야망이니, 지금은 저 머나먼 우주 한구석으로 던져넣고 사는 요즘
그냥 오랜만의 내 청춘의 한 시절을 기억나게 하는 영화를 봐서
기분이 아리까리한게 맥주가 필요하다고 속에서 GR이다.




아직은 20대, 빌어먹을 루나니엄이었어용.